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제도가 지난 29일부터 시행됐지만 서울 부동산 시장은 아직 뚜렷한 거래 증가 없이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는 토허구역내 실거주 유예방안이 다시 시행 첫날인 지난 29일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가 총 11건에 그쳤다. 28일 7건, 27일 11건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송파구는 29일 첫날 신청 건수가 9건에 불과해 28일 12건, 27일 17건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노원구도 29일 21건이 접수돼 28일 7건, 27일 32건, 26일 52건과 비교해 시장 반응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정부가 29일부터 올해 말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무주택자가 매수하는 경우 '잔금 후 4개월 내' 입주 요건을 기존 임차인의 임대 계약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유예해줬으나 아직은 관망하는 기류를 보인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조사 결과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6만1천441건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직후인 이달 10일의 6만6천914건보다 8.2% 줄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비거주 1주택자들 역시 향후 세제 개편 방향을 지켜보며 매도 시점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보유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여부 등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점도 거래를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현장에서는 매물이 나오더라도 가격이 높아 거래 성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현재 35억원 수준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 3월 다주택자 급매물 영향으로 31억∼32억원까지 낮아졌던 실거래가가 다시 전고점 수준으로 회복된 셈이다.
시장에선 6·3 지방선거 이후 세제 개편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야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다주택자뿐 아니라 비거주 1주택자,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와 양도세 정책 방향이 불확실해 매도 판단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고 대출 규제가 덜한 강북 일부 지역은 매물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전세와 월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실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노원구 포레나노원 전용 84㎡는 양도세 중과 시행 직전 12억7천만원 선이던 매물이 최근 8천만원 뛴 13억5천만원에 팔렸다. 역대 최고가다.
시장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세제개편안이 윤곽을 드러내면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집값이 높은 지역부터 다시 매도자들이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 말 실거주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래가 다시 위축될 수 있어 매물 잠김 현상을 어떻게 완화할지가 향후 시장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