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이 2조6,496억원 급증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250억원)의 100배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 랠리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28일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6조9,909억원으로 4월 말(104조3,413억원)보다 2조6,496억원 늘었다. 코스피가 3,200선을 처음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 4월(+6조8,401억원) 이후 5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신용대출 잔액 자체도 2023년 11월 말(107조7,191억원)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2조2,693억원으로 4월 말(612조2,443억원) 대비 25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월간 증가율로 보면 신용대출(2.54%)이 주택담보대출(0.004%)을 압도했다.
신용대출 급증은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위주로 이뤄졌다.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월 말 39조7,877억원에서 이달 28일 41조9,303억원으로 2조1,426억원 불었다. 2021년 4월(+6조4,389억원) 이후 5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 달 새 2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급여 지급일이 몰린 25일 전후에는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주일 전인 21일(41조2,822억원)보다 오히려 6,500억원가량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월급을 받고도 대출을 상환하기보다 추가로 차입해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70조2,728억원으로 4월 말보다 2조9,768억원 늘어 작년 8월(+3조9,251억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신용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이달 29일 기준 연 4.16~5.85%(1등급·1년 만기 기준)로 작년 말(연 3.84~5.36%)은 물론 올해 3월 말(연 3.85~5.53%)보다 높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 규제에 묶여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라며 "빚투에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여신 건전성 악화 여부를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인 44조7천150억원을 순매도 한 반면, 개인은 이달 역대 최대인 35조940억원을 순매수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