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화웨이가 '로직폴딩'과 '타우의 법칙'이라는 새로운 반도체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회사인 TSMC와의 기술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미 연구하고 있는 개념에 이름만 붙인 것이라며, 첨단 장비가 부족한 중국의 궁여지책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홍 기자, 화웨이가 발표한 타우의 법칙과 로직폴딩을 쉽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화웨이의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허팅보 사장이 지난 25일 ‘로직폴딩’과 ‘타우의 법칙’이라는 개념을 내놨습니다.
지금까지 반도체 업계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칩의 크기를 줄이고 밀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발전해왔습니다.
화웨이는 ‘타우의 법칙’을 내놓으면서 전기 신호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반도체 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겁니다.
여기에 구체적인 기술로 회로 기판을 접어 층층이 쌓는 ‘로직 폴딩’ 설계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기존에는 반도체 회로를 옆으로 배치했다면 화웨이는 이것을 위로 쌓아서 데이터 효율을 높이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오는 2031년까지 1.4나노 수준의 성능을 가진 칩을 생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SMC의 1.4나노 양산 목표인 2028년와 비교하면 기술 격차를 3년 수준으로 좁히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첫 번째 칩은 올 가을 출시 예정인 화웨이의 스마트폰용 모바일 프로세서인 '기린' 입니다.
<앵커>
반도체를 위로 쌓는 개념은 이미 HBM의 8단, 12단처럼 특별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결국 미국의 수출 규제를 돌파하기 위한 일종의 궁여지책이라는 지적도 있다구요?
<기자>
이미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런 식으로 칩을 위로 쌓는 연구를 많이 해왔습니다.
이미 업계에서 연구하는 개념인데, 존재하는 기술에 이름만 붙였다는 평가입니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입이 막혔습니다.
TSMC나 삼성전자, 인텔은 2나노 이하의 공정 개발이 한창인데, 중국은 현실적으로 5나노, 7나노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 공정 장비를 활용하되, 구조적 설계를 통해 1.4나노 칩에 버금가는 밀도와 효과를 내겠다는 뜻입니다.
극단적으로 비유하면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을 기술이 부족하니까 빌라를 두 개, 세 개 위로 쌓아서 높이를 맞춰보겠다는 겁니다.
오늘 (28일) 베이징대학교 연구진이 이 방식을 지원할 수 있는 반도체 설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는데요,
기존 방식은 2D 형태의 반도체 층을 각각 설계해 쌓아 올리는 것인데, 베이징대는 칩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입체(3D) 구조로 통합 설계하는 방식을 고안했습니다.
그런데 이 설계도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들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TSMC는 SoIC, 삼성전자는 X-Cube, 인텔은 Foveros라는 3D 패키징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중국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로직 폴딩의 문제점은 어떤 것이 있고, 그래도 중국이 기술력으로 돌파할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중국의 7나노 수준 기술은 TSMC나 삼성전자와 여전히 격차가 큽니다.
장비의 한계를 설계로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로직 폴딩의 최대 단점은 발열에 취약하다는 것 입니다.
회로를 수직으로 빽빽하게 쌓아 올리기 때문에 칩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어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고사양의 게임을 돌리는 노트북을 계속해서 위로 쌓으면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노트북이 멈추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도 GPU 옆에 붙어있는 HBM의 발열이 과해지면 강제로 성능이 저하되는 쓰로틀링 현상이 발생합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6일 발열을 제어하겠다고 처음으로 공개한 iHBM 기술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최첨단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도 난제로 꼽히고 있는데, 중국이 설계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중국이 지난 6년간 이 방법론을 적용해서 이미 381종의 칩을 설계와 양산했다고 밝힌만큼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평가도 나옵니다.
특히 패키징 기술에서 초저전력 구조를 설계하고, 방열 기술 등을 업그레이드 한다면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