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열풍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증시에서 모멘텀 투자(상승장 투자) 수익률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AI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향후 변동성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모멘텀 지수는 지난 3월 말 이후 MSCI 세계 주가지수(MSCI ACWI)보다 수익률이 17%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1991년 이후 2개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초과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모멘텀 투자란 상승장 국면에 주가가 내려갈 때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대표주에 투자하고, 모멘텀이 유지되는 사이 이를 더 비싸게 팔아 수익을 실현하는 방식을 뜻한다.
최근 시장에서는 AI 산업이 초기 기대 단계를 넘어 실제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낙관론이 확산하면서 반도체와 빅테크 종목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AI 관련 종목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거시경제 리스크를 지나치게 무시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화나 주요 기술기업 실적 부진 같은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 로터스 에셋 매니지먼트의 하오 홍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 모멘텀 장세는 상당한 변동성을 보이면서도 정점에 이를 때까지 앞으로 몇 달은 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만일 인플레이션 기대가 계속 높아지면 연준이 예상보다 더 강력한 조처에 나서야 할 수 있고 이는 모멘텀 투자 열기를 위축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주요 기술주가 막대한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투자자들이 거시경제 환경보다 AI 주도주 흐름만 추종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헤지펀드 텐 캡 인베스트먼트의 준 베이 리우 공동 창업자 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여러 부문에서 거품이 형성되고 있지만 특히 AI 주도주들은 최근의 거시경제 흐름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란 전쟁이 끝나면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가 더 개선될 수 있지만, 향후 6개월 내 미국 경기 성장 둔화가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