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제분사들에 과징금 6,700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이들은 밀가루 가격의 인상 폭과 인하 폭을 맞추고 거래처별 공급 물량까지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라면과 빵, 과자 등 민생과 밀접한 품목인 만큼 파장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다빈 기자. 이번에 제재를 받은 기업들이 어딥니까?
<기자>
네. 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가격과 물량 담합을 벌인 7개 제분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남동일 /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 밀가루 공급 가격과 물량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행위에 대해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 등... 과징금 총 6,710억 4,5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재 대상은 대한제분과 씨제이제일제당 등 7개사입니다.
이들 업체는 라면과 제빵, 제과업체 등에 밀가루를 공급하는 B2B 판매 시장에서 87.7%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은 약 6년 동안 모두 24차례에 걸쳐 가격과 물량을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밀가루 가격 인상과 인하폭을 논의하거나 거래처에 공급하는 물량과 공급 순서까지 조율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그 결과 담합 시작 이후 밀가루 가격은 제분사별로 최대 74%까지 오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밀가루 원재료인 '원맥'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제분사들은 수입 원맥 가격이 오를 때는 원가 상승분을 최대한 빠르게 반영하고, 반대로 하락했을 때는 가격 인하를 최대한 늦춘 것으로 공정위는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분사들의 영업이익률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 업체들이 과거에도 한 차례 밀가루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도 또 담합을 이어갔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제분사들은 이미 지난 2006년에도 밀가루 담합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상 20년 만에 같은 품목에서 다시 담합이 적발된 겁니다.
여기에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471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던 기간에도 담합을 지속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과정에서도 업체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담합에 해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의 죄질을 무겁다고 보고, 담합 사건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과징금과 별도로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도 내렸는데요.
제분사들은 3개월 내 밀가루 가격을 독자적으로 다시 정해서 공정위에 보고하게 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번 밀가루 담합에 적발된 제분업체를 정부 정책자금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김다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