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초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 행렬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반 지주사 주식은 순매수 흐름을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8일까지 84조9천270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했다.
반면 일반 지주사에 대해서는 매수 우위였다.
같은 기간 SK는 6천95억원 순매수했다. HD현대와 두산은 각각 785억원, 5천605억원씩 순매수했다.
한화는 3천584억원, LG는 939억원, CJ는 1천449억원, 효성은 180억원씩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지주사 '사자'에 집중하는 배경으로 증권가는 각 사의 산업 성장성을 꼽았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업종 로테이션이 아니라 각 지주사가 보유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그 산업의 구조적 성장이 외국인을 끌어들이는 실질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HD현대와 SK가 대표적이다.
HD현대의 조선과 전력 기기, 건설 기계, 선박 서비스 등 주요 자회사들은 최근 성장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기업의 배당과 브랜드 로열티가 지주사에 귀속되면서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SK는 SK실트론 지분 매각으로 대규모 현금 유입과 차입금 축소 효과가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의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문 기업의 가치를 지주사가 받을 것이라 전망된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지주사에 대한 정책적 모멘텀도 아직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지주사는 총수 일가와 일반 주주 간 이해 상충 구조 및 불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로 순자산가치(NAV) 디스카운트가 고착하면서 투자자로부터 외면을 받아 왔다"면서도 앞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
향후 지배 주주가 저평가된 자회사의 주가를 활용해 일반 주주에게 불리하게 합병을 강행하거나 중복 상장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돼 자회사 가치가 지주사 가치에 온전히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소위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 중이다. 이는 지배 주주가 상속세 부담 경감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주가 저평가를 유도하는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다.
박 연구원은 "지주사 주가 리레이팅(재평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남은 정책들의 입법 속도에 따라 추가적인 순자산가치 디스카운트 해소 여력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결국 자회사 실적 개선, 주주환원 확대를 통한 지주사 연결 및 별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지주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