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와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간 입장차로 빚어진 노동조합 내부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DX 소속 조합원들이 노사 협상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교섭권을 가진 DS 중심 최대 노조의 대표성을 문제 삼으며 협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절차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로서 사측과 교섭 중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임금협상 체결 및 파업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자는 요구가 삼성전자 사내 커뮤니티에서 빗발치고 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소송비를 모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곧 법무법인을 선정해 구체적인 요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파업이 불과 1주일도 남지 않은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DX 조합원 수백명이 이를 지지하며 소송비도 상당액 모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쟁의 기간 초기업노조 조합비가 5만원으로 인상되는 데 불만을 표시하며 조합을 탈퇴하고, 대신 그 5만원을 소송비로 내겠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가 DS 부문의 성과급 투쟁에만 집중하고 DX 부문의 요구는 외면한다는 불만에 이 같은 움직임이 나왔다. 초기업노조가 전체 조합원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가처분 신청이 실제로 제기된다면 노조로서는 파업 전 2개의 법적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현재 사측이 제기한 불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이다.
삼성전자 사측은 앞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반도체 안전 보호시설의 정상적 유지 및 웨이퍼 변질 방지,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 방지 등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에 수원지방법원은 파업 개시일 하루 전인 20일까지 결론을 내린다.
법원이 사측 요구를 받아들여도 위법한 행위에 한정된 쟁의행위만 금지되어 파업 자체는 막기 힘들다.
다만, 노조 입장에서는 합법적 파업의 범위가 좁아지고, 법원 결정 위반 시 손해배상이나 업무방해 등 책임이 커질 수 있어 위축될 수 있다.
한편 아직까지 노조는 DS 중심의 기존 입장과 파업 강행 방침을 고수 중이다.
DX 홀대론에 대해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우선 올해 성과급 재원을 확충하고, 내년에 DX에도 더 많은 보상을 나눠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선 "적법한 쟁의행위를 할 계획"이라며 파업에는 최대 5만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