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이 올해 1분기 이란 전쟁 여파로 증시가 급락한 틈을 타 미국 대형 기술주와 방산·반도체 종목 등을 적극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해당 종목들이 2분기 들어 급반등하면서 상당한 평가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현지시간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3월 말 기준 미국 상장주식 562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평가액은 1천316억8천만 달러(약 196조8천억원)였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투자 종목 수는 561개에서 562개로 늘었지만 평가액은 1천350억7천만 달러에서 33억9천만 달러(2.51%) 감소했다. 반면 보유 주식 수는 8억8천843만주에서 9억886만주로 2.3% 증가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과의 전쟁 우려가 커지며 올해 3월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주가 하락 구간에서 미국 대표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 비중을 오히려 확대했다.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A주+C주 합산 기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테슬라 등 7개 종목의 보유 주식 수는 1억4천780만주에서 1억5천165만주로 2.6% 증가했다. 개별 종목 기준 증가율은 1.9~3.8% 수준이었다.
반면 해당 종목들의 평가가치는 작년 말 419억 달러에서 올해 3월 말 382억 달러로 8.9% 감소했다. 그러나 4월 이후 종전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M7 종목들은 순식간에 낙폭을 회복하고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 12일 종가 기준으로 알파벳(A주)은 3월 말 대비 34.7% 상승했고, 아마존은 27.6%, 엔비디아는 26.6% 각각 올랐다. 이어 테슬라(+16.6%), 애플(+16.2%), MS(+10.2%), 메타(+5.4%) 등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국민연금은 반도체와 혁신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했다. 인텔 보유주식수가 971만4천주에서 1천20만주로 5.0%나 증가했고, 브로드컴, 오라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램리서치 등도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수가 많게는 3% 가까이 증가했다.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로빈후드와 우주기업 로켓랩 보유주식수도 10.9%와 7.5%씩 늘렸다. 퍼스트솔라 보유주식수는 21만661주에서 23만5천405주로 많아졌다.
이들 종목 중 다수는 1분기 중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린 시점이 있었다.
다만 웨스턴디지털은 15%가량 보유주식수를 줄였는데도 오히려 보유주식 평가가치는 33.5%나 증가한 점에 비춰볼때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방산주 투자도 확대됐다. 보잉과 록히드마틴 보유 주식 수는 각각 약 164만9천주, 약 63만5천주로 4.9%, 2.6% 증가했다. 팔란티어, RTX, 노스롭그루먼, GE에어로스페이스 등도 순매수 대상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대형 정유기업 쉐브론과 엑손모빌, 에스티로더, 라스베이거스샌즈 등의 보유 비중도 늘었다. 비트코인 매입 기업 스트래티지 보유 주식 수는 61만4천여주에서 82만2천주가량으로 33.8% 급증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민연금 미국주식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종목은 엔비디아(약 89억4천만달러·6.8%)였다. 이어 애플(약 78억7천만달러), 알파벳(A주+C주 합산 기준·약 67억2천만달러), MS(약 55억2천만달러), 아마존(약 42억6천만달러), 인베스코 상장지수펀드(ETF) 트러스트Ⅱ(약 30억9천만달러), 브로드컴(약 29억달러) 등 순이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