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사후조정이 결렬되면서 수십조원대로 예상되는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국민배당’ 논란까지 동시에 불거지면서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 영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증권부 고영욱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어느정도 타격이 예상됩니까.
<기자>
이대로 파업이 이뤄지면 반도체 부문 매출의 1~2%가 타격을 받고, 매출 기회 손실은 4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됩니다.
<앵커>
이런 리스크가 실제 삼성전자 기업가치 평가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게 됩니까?
<기자>
증권사 목표주가는 보통 미래 예상 실적, 즉 선행 EPS에 업종 평균 PER을 곱해서 산출합니다. 그런데 노조 리스크는 두 가지를 동시에 흔듭니다.
첫 번째는 실적입니다. 성과급 부담이 커지거나 실제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영업이익과 주당순이익 EPS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앞서 JP모건은 삼성전자가 노조안을 수용할 경우 영업이익이 7~12%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대 39조원에 달하는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두 번째는 PER, 즉 밸류에이션 배수 자체입니다.
시장은 지금 삼성전자에 엔비디아 같은 AI 프리미엄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AI 초과이익이 주주에게 온전히 귀속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앞으로 1년 이상은 계속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더 낮은 PER을 적용받는, 멀티플 훼손에 대한 우려입니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아직 노조 파업을 이유로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메모리 재평가는 이제 초입이라며 목표가 50만원이 등장한 상황입니다.
<앵커>
실제로 씨티그룹의 경우 삼성전자 노조 파업 우려로 목표가를 하향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다시 올렸다고요. 이유가 뭡니까.
<기자>
결론적으로 노조 리스크를 압도하는 강력한 AI 메모리 수요 때문입니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말 삼성전자 “노조 파업이 격화하면서 성과급 충당금이 향후 실적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10% 내리고 목표주가도 30만원으로 하향했는데요.
새로운 보고서에서 “AI 모델 개발과 맞물려 고객사들이 메모리 조달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고, 공급사의 가격 결정력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목표가를 46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다만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 발언까지 나오면서 시장 불안도 커졌습니다.
김 실장은 “AI 산업 호황으로 늘어난 초과 세수를 활용하자는 의미”라고 해명을 내놓았지만 외신은 AI 초과이익 재분배 논란으로 해석했습니다.
외국인은 오늘까지 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 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외에서도 삼성전자 상황을 굉장히 주목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대만 언론들은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일부 매체는 삼성전자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TSMC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고객사들이 공급망 안정성을 이유로 대체 공급처를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암참도 “주요 기업들이 공급망 집중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산 및 조달 거점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경쟁 국가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경쟁사인 인텔과 마이크론, TSMC 등은 사실상 무노조 체제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24시간 연속 공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공정이 한번 멈추면 복구 비용과 손실이 매우 크고, 지금 같은 공급병목 상태에서 고객사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삼성전자가 AI 시대에도 글로벌 공급망 신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