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장 미 증시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큰 틀의 종전안에 합의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이란이 까다로운 조건을 단 역제안을 내놓으면서 협상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미국은 핵시설 해체와 우라늄 전량 이전을 요구했으나, 이란은 시설 보존과 원유 판매 금지 해제 등을 추가로 요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레드라인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이 생명연장 유지 장치를 단 것처럼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면서 즉각 공격 연장과 프로젝트 프리덤 재개 검토를 꺼내 들었고, 모건스탠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6월을 넘길 경우 유가가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음과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S&P500지수와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비트코인도 8만 1천달러선을 나타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5% 오르는 등 AI 붐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고유가가 증시에 발을 붙이지 못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꽉 막힌 해협의 물길보다, 거침없이 터져 나오는 AI 산업의 물길이 시장의 향방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S&P 500 지수는 최근 6주간 16%나 솟구치며 역사상 손꼽히는 강력한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데, HSBC도 올해 말 S&P 500 지수 전망치를 종전 7,500에서 7,650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다만, 지수 상승폭은 크지만 시장의 폭은 좁기 때문에 씨티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실적 중심의 '쏠림 현상'에 대비해 우량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방어력을 높일 것을 조언했습니다. 또한 종전 논의가 진전될 경우 소외됐던 업종들로 안도 랠리가 확산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종전 논의가 결국 제자리 걸음을 하자 오늘 국제 유가는 3%대 상승해 WTI는 배럴당 98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104달러에 거래됐고, 이와 함께 국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3.95% 그리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4.07%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오늘 M7 주가는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장중 엔비디아는 220달러를 돌파했고 테슬라도 4% 가까이 올랐습니다. 반면, 메타와 아마존 알파벳은 1~2%대 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M7 중에서 1년 전과 비교해 가장 극적인 반전을 이뤄낸 알파벳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지키고 있는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알파벳이 턱밑까지 바짝 추격하며 반년 만에 시총 격차를 3천억 달러 수준으로 좁혔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병목 현상이 GPU에서 메모리로 옮겨가며 엔비디아의 기세가 다소 주춤한 사이, 알파벳은 4월 한 달간 34%나 급등하며 상장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AI가 구글 검색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를 딛고, 이제는 제미나이와 자체 칩인 TPU를 앞세운 'AI 풀스택' 강자로 재평가받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반도체 진영'과 '하이퍼스케일러' 간의 본격적인 주도권 싸움으로 보고 있으며, 골드만삭스 등은 데이터센터를 장악한 알파벳의 중장기 역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측시장 폴리마켓은 연말 시총 1위 확률을 여전히 엔비디아 60%, 알파벳 31%로 내다보고 있어 왕좌를 향한 두 공룡 기업의 치열한 수성전과 탈환전은 당분간 시장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