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수출길이 막히면서 인천의 중고차 단지에 차량이 넘쳐나 인근 도로까지 불법주차가 성행하고 있다.
지난 8일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의 꽃게 거리에는 번호판이 없는 '무판' 중고차들이 노상 주차장과 식당 앞 이면도로 곳곳을 점령하고 있었다.
이곳은 옛 송도유원지 내 중고차 수출단지와 가까워 수출 대기 중고차들의 불법 주정차가 만연하곤 한다.
수출단지를 밖 꽃게 거리 바로 옆 골목까지 진출한 중고차 수출업체의 자체 주차장에도 차량이 가득했다.
이 일대의 불법 주정차는 올해 한동안 줄더니 중동 전쟁이 터지자 물류가 막혀 다시 악화하고 있다.
11일 인천시 연수구에 따르면 중고차 수출단지 일대 주정차 위반(단속·계도) 건수는 2024년 7천828건에서 지난해 1만1천438건으로 1년 사이 46% 급증했다.
올해 1∼4월에는 총 1천616건(월평균 404건)이 적발되며 지난해(월평균 950여건)보다 대폭 줄었다.
하지만 올해 1∼2월 773건이던 주정차 위반 건수는 중동 전쟁이 강타한 3∼4월 834건으로 늘었다.
중동 전쟁으로 뱃길이 막히고 중고차 수출이 부진한 등 여러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의 인천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 3월 인천 지역 중고차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21.6% 감소했다.
특히 중동으로 중고차 수출은 급감해 요르단(-43.7%), UAE(-84%), 사우디아라비아(-24.3%) 등 수출이 부진하다.
러시아의 수입 규제로 카자흐스탄(-37.3%), 키르기스스탄(-34.6%), 러시아(-30.5%) 등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도 꺾였다.
이에 중고차 수출단지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인근 주택가와 상가까지 중고차가 점령하는 모양새다.
지난달에는 '중고차 수출업체가 수출단지 인근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차량 여러 대를 무단 주차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차단기가 없는 건물 주차장이나 무료 공영주차장 등에 수출 중고차들이 불법 주정차를 한다는 민원은 많이 들어왔지만 차단기가 있는 아파트에 주차했다는 민원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구는 꽃게 거리 공영주차장을 유료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