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선을 넘은 코스피가 다음 방향을 찾고 있는 가운데, 연내 9천선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변수로 외국인이 꼽히는데요. 외국인 통합계좌 출시와 MSCI 선진국 지수 워치리스크 등재 여부 등 기대감이 적지 않습니다. 증권부 이민재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그런데 외국인 오늘은 매수세 입니다. 어떻게 된겁니까?
<기자>
오후 1시 기준 외국인은 한국거래소 코스피에서만 5조 원 넘게 순매도에 나서며, 이틀간 이어진 강한 매수세에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다만 지난 이틀간 외국인이 사들인 규모만 약 7조 3천억 원에 달하는 만큼, 증권가에서는 '폭풍 매수' 이후 하루 쉬어가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 기조 자체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앵커>
외국인 매수가 더 늘 수 있다고 보는데, 이유는 뭡니까?
<기자>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이익 모멘텀입니다. 반도체 업종 이익 전망이 개선되는 국면인 만큼,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코스피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로 5월 이후 외국인은 이미 6조 원대 순매수를 기록 중입니다. 코스피200은 5월에만 약 14% 올랐는데, 종목을 균등하게 담았다고 가정한 동일가중지수는 1.5% 상승에 그쳤습니다. 지수는 급등했지만 실상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 같은 반도체 대형주에 돈이 집중된 쏠림 장세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반도체 업종의 5월 월간 수익률은 20%대 중반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둘째는 새로운 외국인 수급 채널입니다. 최근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전통적인 기관이 아니라 개인 외국인 성격이 강하고, 이 자금이 원화 수요를 늘려 환율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바로 여기서 오늘의 핵심 키워드인 '외국인 통합계좌'가 등장합니다.
<앵커>
외국인 통합계좌가 정확히 어떤 제도인지부터 짚어보죠.
<기자>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증권사가 자기 이름으로 한국에 계좌 하나를 열고, 여러 외국인 고객의 주문을 모아 한 번에 한국 주식을 사고파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국내 증권사 앱 하나로 미국·일본 주식을 사듯, 외국인도 자신이 쓰던 해외 증권사를 통해 별도의 한국 계좌 없이 한국 주식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이 제도 자체는 2017년에 도입됐지만, 계좌 개설 주체 제한과 까다로운 보고 의무 등 규제가 너무 복잡해 지난 8년간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정부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목표로 외환·자본시장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올해 1월 2일부로 개설 주체 제한을 풀고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습니다.
<앵커>
실제 서비스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시장은 삼성증권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고객 계좌 약 460만 개를 보유한 글로벌 온라인 브로커 IBKR,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와 손잡고 지난달 말부터 미국 투자자 대상 통합계좌 시범 운영에 들어갔고, 5월 초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 개인 투자자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들어오는 통로가 열린 셈입니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브로커 협업과 자체 해외 MTS 직판, 두 채널을 모두 준비 중이고, 신한투자증권은 시스템 구축 막바지 단계에 있습니다. KB증권은 6월 말까지 시스템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고, 유안타·메리츠·NH투자증권도 순차적으로 개시할 예정입니다. 하나증권은 홍콩·일본 현지 증권사와 제휴해 이미 선제적으로 영업 중입니다. 올해 상반기 안에 외국인 통합계좌를 통한 개인 외국인 수급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앵커>
이 제도가 본격적으로 돌아가면,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기자>
크게 두 가지를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외국인 매수 저변 확대입니다. 지금은 연기금·헤지펀드 같은 기관 비중이 크지만, 앞으로는 미국·일본·홍콩 등지의 개인 투자자도 자신의 계좌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손쉽게 살 수 있게 됩니다. 반도체·대형주 쏠림이 심해질 수 있지만, 외국인 수급의 절대 규모 자체는 더 커질 여지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원·달러 환율 안정 효과입니다. 통합계좌를 통해 새로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 원화 수요가 늘어 환율 하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내국인의 해외 주식 매수는 주춤한 반면,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면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제도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염두에 둔 만큼, 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정부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목표로 외환·자본시장 개선을 추진 중인데, 편입 시 최대 60조 원, 약 460억 달러까지 외국인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그 가운데서도 '한국 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핵심 퍼즐'로 평가됩니다. 다만 현재 통합계좌에서 ETF 거래가 원천 차단돼 있고, 복잡한 즉시 보고 의무도 여전히 남아 있어 제도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선진국 지수 편입을 진짜 목표로 한다면, 이 부분까지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이민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