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가 1천429세대 규모 아파트 전체 정전 사태를 재난으로 보며 초반부터 행정력을 동원해 적극 지원한 것을 두고 세종시청 내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종시에서 지난 1일 오후 8시 2분께 지하 전기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 아파트 1천429세대 전체 전기 공급이 끊겼다.
다행히 전날 오후부터 아파트에 전기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공용전기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세대별 전기 공급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닷새간 주민 5천여명이 불편을 겪은 끝에 전기 공급이 재개됐지만, 시청 내부에선 직원들의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이 황금같은 연휴 기간 사고 현장에 차출됐기 때문이다.
아파트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정전 사고에 행정력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과잉 대응했다며 시청 지도부를 지적하는 글이 내부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시청 한 직원은 "개인 아파트 정전 사고를 행정기관이 나서서 지원하고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옳은 판단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종시 지도부는 사태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행정력을 투입했다. 화재 발생 직후 상황을 '재난'으로 보고 자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지대본) 가동을 결정한 것이다.
지대본이 가동되자 휴일에 쉬던 직원들 수백명이 아파트 정전 현장에 순차적으로 동원됐다.
이들은 주민 5천여명의 민원을 해결하고 임시 화장실 설치, 전기 복구 작업 등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세종시의 지대본 가동에 관련 기관의 대처도 빨라졌다.
연휴가 끝나는 6일에서야 화재 현장 점검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대본을 가동하자 사고 다음 날인 지난 2일부터 빠른 대응이 이뤄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화재로 소실된 배전반 재사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안전 검사를 곧바로 진행했다. 덕분에 복구 작업도 빨라졌다.
행정안전부도 재난 대응 예산을 세종시에 일부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청 한 직원은 "내부 불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이 사태를 행정기관이 방치했다면 지금까지도 사태 해결이 안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요안 수원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 전기, 통신과 같은 필수 기반 시설이 단절되는 것은 전형적인 생활 재난 사태로 봐야 한다"며 "개인 소유 아파트더라도 수천 명의 생활이 무너지고 생명이 위협을 받을 때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했다면 박수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