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양제부터 트럼프까지 '값비싼 역사 수업'

수 양제부터 나폴레옹, 히틀러까지 교만한 군대가 치른 값비싼 교훈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이란 전쟁, 역사적 오판 사례 그대로" [B급기자의 B급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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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에서 가장 비싼 수업료는 잘못된 판단이 들이미는 청구서다. 지지부진한 국면을 이어가는 이란 전쟁은 미래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 이란 전쟁에 대한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의 시각을 [B급기자의 B급리포트]에서 들여다본다. 그는 인류사를 바꾼 '4대 전략적 오판'을 통해 이란 전쟁의 현실을 해부했다.

    ● 수장된 '113만 대군'과 '원 함대'

    612년 수 양제는 113만 대군을 동원해 고구려를 침공했다. 천하를 제패한 국가가 소국을 응징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전쟁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고구려는 수의 보급선을 끊었고, 굶주린 침략군은 살수를 건너려다 섬멸됐다. 수는 두번 더 고구려를 침공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결국 37년 만에 역사에서 사라졌다. 전 소장은 양제의 오판을 다음과 같이 꼽는다. △적의 저항의지 무시 △광대한 전선의 보급 한계 간과 △'이기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출구전략 없는 개전이다.

    원의 쿠빌라이 칸도 오만한 군대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힌다. 원은 유라시아 제국의 주인이었다. 일본은 칼을 한번 휘두르면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1281년 원 함대가 일본 앞바다에 모였다. 이때 강한 태풍이 함대를 강타해 함선 대부분을 수장시켰다. 일본은 이 바람을 신풍(神風)으로 불렀다. 신의 바람이 나라를 구했다는 믿음은 700년간 일본의 의식을 지배했다. 전 소장은 "수 양제와 쿠빌라이는 원정의 리스크를 무시했다"며 "우리는 항상 이겼다는 승리 중독에 빠져 방어의 이점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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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에 발목잡힌 나폴레옹과 히틀러

    1812년 나폴레옹은 67만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로 진군했다. 9월에 모스크바를 점령하며 완벽한 승리를 거둔 듯 보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모스크바에 불을 지르고 후퇴했다.

    나폴레옹은 크렘린에서 항복 서신을 기다렸지만 돌아온 건 혹독한 겨울이었다. 살아 돌아온 병력은 10만명도 되지 않았다. 수도를 점령하면 전쟁이 끝난다는 방정식이 통하지 않았다. 전 소장은 "러시아는 공간을 팔아서 시간을 샀다"며 "심장을 쥐어도 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고 분석했다.


    1941년 히틀러는 310만명을 동원해 바르바로사 작전을 개시했다. 나폴레옹보다 더 강하고 빠르다며 6주내 종결을 장담했지만, 소련은 대조국전쟁의 이름으로 결사항전했다.

    결국 스탈린그라드에서 독일 제6군이 궤멸되며 패망의 길로 들어섰다. 역사에서 배우지 않은 대가는 참혹한 결말로 이어졌다.


    ● 이란 전쟁은 '역사적 오판'에서 자유로운가

    이란 전쟁은 이란 핵시설과 군사 인프라를 겨냥한 공중타격으로 시작됐다. 4주면 이란이 무릎 꿇을 것이고, 중동을 손쉽게 재편할 수 있을 거란 낙관이 깔려있었다. 전병서 소장은 "이란 전쟁은 역사적 오판이 군데군데 녹아있는 전쟁"이라고 지적한다.


    전 소장은 △수 양제의 물량이 전략을 압도한다는 착각은 군사력 우위가 승리로 이어질 것이란 트럼프의 오판과 닮았다고 평가한다 △지형·기후 리스크를 무시한 쿠빌라이의 일본 원정도 호르무즈 해협을 과소평가한 미국의 판단과 유사하다. △수도 점령이 곧 전쟁 종결이라는 나폴레옹의 판단 △단기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히틀러의 오판도 이란 전쟁에서 반복됐다.
    자료=중국경제금융연구소
    이란 전쟁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란 전쟁은 중국에 세가지 선물을 안겼다. 이란산 원유 헐값에 확보 러시아-이란-중국 에너지 블록 강화 미국이 중동에 발 묶인 사이 대만해협·남중국해 전략적 여유 확보 등이다.

    전 소장은 트럼프가 '역사를 공부하지 않은 다섯 번째 학생'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란 전쟁의 결말을 이렇게 관측한다. "저항이 길어지고 경제 부담이 쌓이면 트럼프는 어느날 '위대한 협상을 타결했다'고 말할 것이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의 일부를 명목상 동결한다. 미국은 제재를 일부 완화한다. 양측은 '이겼다'고 말한다.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결말이다"

    문제는 값비싼 대가다. 막대한 사상자와 전쟁 비용, 중동 불안정 심화, 그리고 중국의 전략적 이득. 역사의 수업료는 너무 비싸다고 전 소장은 지적한다.


    ▷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칭화대 석사·푸단대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반도체IT 애널리스트,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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