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첫날부터 1조5천억원을 끌어 모으며 원전 기업 중에서는 가장 많은 자금을 빨아들인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아마존이 점 찍은 것으로 잘 알려진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인데요.
SMR 시장 성장성에 베팅하며 선제적으로 투자를 단행한 우리 기업들도 적잖은 평가이익을 보고 있는데요, 마켓딥다이브에서 자세히 다뤄봅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국내 기업 중에서는 DL이앤씨와 두산에너빌리티가 엑스에너지에 투자했었다고요? 얼마나 번 겁니까?
<기자>
엑스에너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 상장했고요. 간밤에 조정을 받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공모가인 주당 23달러 대비 30% 이상 오른 상태입니다.
그 공모가조차도 당초 희망밴드 상단인 19달러를 훨씬 웃도는 가격이었고요.
이런 엑스에너지에 DL이앤씨와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23년 전환사채 형태로 각각 300억원, 80억원 가량을 투자했었는데요.
이후 엑스에너지가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식으로 전환했고, 전일 종가 기준으로 현재 가치는 DL이앤씨가 1,600억원, 두산에너빌리티가 400억원 정도로 약 6배 불어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보통 SMR 하면 뉴스케일파워를 많이들 떠올리시는데, 엑스에너지가 만드는 SMR은 뭐가 다릅니까?
<기자>
우선 기존 대형 원전, 가압경수로라고 하죠. 핵분열로 열을 만드는 1차 계통과 열로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리는 2차 계통이 분리된 구조입니다.
이때 1차 계통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이 1,200도에 달하기 때문에 물로 이 열을 식혀줍니다.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이런 기존 원전의 대형 설비를 거대한 압력 용기에 집어넣어서 일체형 모듈로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고요.
대형 원전 대비 규모가 작고 공장 제작 후 현장 조립이 가능해 건설 기간이 짧고 필요한 부지 면적도 넓지 않아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엑스에너지는 이런 SMR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핵분열로 인해 발생되는 열을 물이 아닌 고온 헬륨가스로 냉각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헬륨은 물보다 화학 반응이 적기 때문에 고온에서도 폭발할 위험이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때문에 모듈화로 건설비용과 기간은 줄이고 안전성은 높였다고 여겨지는 기존 SMR에서 안전성을 조금 더 끌어올린 버전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입니다.
<앵커>
쉽게 말해 SMR 중에서도 차세대 SMR을 개발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기업에 DL이앤씨와 두산에너빌리티가 투자했다는 건데.
보유 지분 가치만 두 회사 합쳐서 2천억원입니다.
AI발 전력수요 증가로 주가가 상승한 글로벌 SMR 관련주들에 대한 차익 실현 움직임도 일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두 회사는 어떻습니까? 지분을 조금이라도 팔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취재 결과 DL이앤씨와 두산에너빌리티 모두 엑스에너지 지분을 전혀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시장에서는 DL이앤씨의 경우 지분 평가이익만 분기 영업이익 수준으로 예상되고, 두산에너빌리티는 보유했던 뉴스케일파워 지분을 일부 처분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엑스에너지 지분을 계속 가져가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엑스에너지에 투자한 회사들이 현재는 우선주 형태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것을 의무보유기간 이후 추가 비용 없이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DL이앤씨와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분 가치는 전환사채에서 전환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부 바꿨다고 가정한 규모입니다.
즉, 두 회사 말고도 엑스에너지에 투자한 회사들이 전부 보통주로 교환할 경우 지분율이 0.4%포인트 정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는데도 처분하지 않겠다는 거죠.
결국 지분 투자 이익만 보고 들어간 게 아닐 뿐더러 앞으로 엑스에너지와 합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벌 수 있는 돈이 더 크기 때문에 단호하게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도대체 얼마나 벌 수 있기에 그렇게 나오는 겁니까?
<기자>
우선 엑스에너지는 오는 2030년 초 상업 운전을 목표로 SMR을 개발 중인데요.
이미 아마존, 다우, 센트리카를 비롯한 글로벌 대기업과 협력을 맺고 11GW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1GW라고 하면 약 1천만 가구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런 엑스에너지 SMR에 DL이앤씨는 설계·조달·시공(EPC) 파트너로서 협력할 예정이고요. 벌써 표준화 설계를 맡기로 하면서 15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국내 건설사가 SMR 개발사로부터 대가를 받고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엑스에너지가 주요 파트너들과 반복해서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인 만큼, 파이프라인 중 절반을 DL이앤씨가 참여하게 될 경우 오는 2033년 이후부터 SMR 사업을 통해 연간 2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고요.
EPC를 DL이앤씨가 맡는다면 기자재 공급은 두산에너빌리티 몫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엑스에너지에 SMR 주기기 제작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16기 분량으로 공급하기로 했고요.
비록 지분 일부를 정리했지만 여전히 협력 관계를 유지 중인 뉴스케일파워는 물론, 또 다른 SMR 개발사인 테라파워와도 협력 중이기 때문에 이르면 올해부터 평균 20기씩 SMR 수주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전체 원자력 부문 수주의 20%는 SMR로 채우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