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방송통신 규제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를 '예비 과부'라고 풍자한 토크쇼 발언을 문제 삼아 미디어 대기업 디즈니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와 AFP 등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8일(현지시간)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를 내보낸 ABC방송의 모회사인 디즈니에 다음 달 28일까지 면허 갱신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당초 2028년 10월로 예정됐던 갱신 시점을 2년 넘게 앞당긴 조치다. 재검토 대상에는 ABC의 미국 내 8개 지국이 포함됐다.
FCC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ABC방송의 "불법적 차별" 가능성을 들며, 해당 사안에 대해 1년 전부터 조사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FCC가 실제로 방송 면허를 취소한 사례는 40년 넘게 없으며, 만약 취소를 시도한다 해도 행정 법원의 심리를 거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FCC의 이런 칼날은 앞서 ABC방송의 간판 토크쇼인 '지미 키멀 라이브!'의 지난 23일 방송을 문제 삼은 것이다. 토크쇼 진행자인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지미 키멀은 당시 방송에서 이틀 앞으로 다가온 백악관 기자단 만찬을 패러디하며 "트럼프 여사님, '예비 과부'(expectant widow)가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네요"라고 말했다.
이후 25일 힐튼호텔에서 열린 만찬 행사장에서는 무장 괴한이 총기를 발사하며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트럼프 부부는 또다시 피격 위기를 넘겼다.
이 사건 이후 멜라니아 여사는 키멀을 겨냥해 "증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발언"을 했다고 공개 저격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키멀이 해고돼야 한다고 압박했다.
키멀은 자신의 발언이 80세인 트럼프 대통령과 56세인 멜라니아 여사의 나이 차이를 풍자한 농담이었다고 해명했으나, 디즈니는 경영난 속에 정치적 외풍이 겹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디즈니는 이번 FCC 지침을 받았다고 확인하고, "우리는 그간 FCC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신뢰성 있는 뉴스, 긴급 타전, 공익적 프로그램으로 지역 사회에 헌신해온 오랜 기록이 있다"면서 "적절한 법적 창구를 통해 이를 입증할 준비가 됐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디즈니 주가는 오후장에서 1%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누적 11%가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