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오랫동안 테슬라를 지켜본 강세론자들에게는 제한적이나마 위안이 될 만한 부분도 있다. 적어도 재무상태표 항목만 놓고 보면, FY2026의 초기 흐름은 이전 두 개 회계연도와 비슷한 방향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고, 당장 눈에 띄는 추가 악화 신호도 보이지 않는다.
추세 분석
초기 흐름만 보면 전체 매출은 지난 두 개 회계연도와 비교해 소폭 감소하거나 정체에 가까운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출처: 테슬라;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전체 매출원가는 효율 개선 조짐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 판매, 리스, 에너지 부문에서 그런 흐름이 읽힌다. 반면 연구개발비 지출은 전체 영업비용을 전 회계연도 대비 최소 20% 성장 쪽으로 끌고 가고 있는데, 이는 2023년 이후 이어진 전반적인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
순이익, 즉 최종이익의 초기 흐름이 이어진다면 순이익 감소 폭은 지난 두 개 회계연도와 대체로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전년 대비 48% 줄어드는 모습이 될 가능성이 크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 매출에서 각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만 놓고 보면 회사가 2025 회계연도와 비교해 오히려 꽤 안정적인 그림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출처: 테슬라;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지난 회계연도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판매와 리스가 전체 매출의 70%를 조금 넘게 차지하고 있고, 슈퍼차징 네트워크와 과거 수년간 대량 판매된 차량들에 대한 서비스 운영 등도 점점 의미 있는 매출 기여원으로 올라오고 있다.
전체 생산과 인도 믹스 역시 2025 회계연도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모델 3와 모델 Y는 전체 생산 차량의 97%를 계속 차지하고 있고, 전체 생산량도 거의 정확히 2025 회계연도 전체 물량의 4분의 1 수준이다. 다만 기타 모델은 이번 분기 인도 비중이 5%까지 뛰었고, 2021년 이후 이어져 온 3~5% 구간으로 다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런 ‘더 나빠지지 않았다’는 점은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에 비추어 보면 오히려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보통이라면 주가에 긍정 신호가 됐을 법하지만, 시장은 이 소식을 더 큰 맥락 속에서 소화한 듯하다. 테슬라의 핵심 시장인 미국 전반에서 신규 자동차 판매가 전반적으로 식어 있는 데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비교할 때 이 주식이 누리는 프리미엄이 워낙 큰 만큼, 주가를 밀어 올릴 동력도 매수 욕구도 크지 않았다.
물론 전제는 있다. 회사를 여전히 ‘자동차 회사’로 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몇 개 분기 동안 바로 그 인식을 깨기 위해 꾸준히 애써 왔다.
새롭고도 위험한 방향
이번 분기의 긍정적 요소 하나는 14억4천만 달러의 강한 잉여현금흐름이었다. 다만 CFO 바이바브 타네자는, 머스크가 테슬라 서사를 다시 짜기 위해 밀고 있는 여러 사업에 회사가 계속 투자하면서 올해 남은 기간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대상에는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그리고 이제는 칩 제조까지 포함된다.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젝트 모두에 필요한 Cortex 2 AI 학습 컴퓨트 클러스터가 이제 가동에 들어갔고 실제 학습 작업도 시작했다.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의 1세대 생산라인도 공개됐다. 연간 100만 대 생산 능력을 전제로 설계된 이 라인은 프리몬트의 모델 S 및 모델 X 라인을 대체하게 되며, 2026년 2분기부터 가동이 시작될 예정이다.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개발 중인 2세대 라인은 장기적으로 연간 1천만 대 생산 능력을 목표로 한다.
4월에는 차세대 AI5 추론 프로세서의 최종 칩 설계도 마무리됐다. 회사는 머스크가 함께 이끄는 스페이스X와 협력해 세계 최대 규모의 칩 제조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차량 제조에서 강하게 밀어붙여 온 수직통합 모델을 칩 분야로까지 확장해, 로직·메모리·패키징을 통합하려는 구상이다.
차량 부문에서는 새로운 배터리 및 소재 공장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네바다의 LFP 셀부터 텍사스의 양극재와 리튬 정제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반이 포함된다. 다만 회사도 솔직히 인정하듯, 배터리 팩 생산 능력은 여전히 차량 생산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남아 있다.
곧 출시될 테슬라 세미와 맞물려, 회사는 공용 메가차저 배치 계획도 발표했다. 메가차저는 화물 운송용 전기 클래스 8 세미트레일러 트럭인 테슬라 세미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초고속·고출력 충전소다.
2025년 4분기 보고서에서 회사는 2026년 메가차저 설치 예정 지도를 제시한 바 있다.

출처: Tesla 25년 4Q 분기보고서 발췌
현재로서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가 가장 높은 밀도의 메가차저 시설이 들어설 지역으로 예상된다.
결론
전체 그림은 분명히 엇갈린다.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도록 설계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규모로 제조하겠다는 약속은 대담하면서도 위험한 베팅이다. AI 연산 비용과 로봇 운용 비용을 합친 전체 비용 구조가 정말로 인간 노동 대비 비용 우위를 제공할 수 있는지는 아직 의문으로 남아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완전 자율주행 사이버캡 사업을 반복해서 밀어붙이는 점도 여전히 물음표다. ‘로보틱 우버’를 운영하는 그림은 종이 위에서는 매력적이지만, 대규모 배치를 위한 규제 승인은 아직 멀었고 넘어야 할 장벽도 크다.
반면 설계 연구소와 함께 칩 제조 시설을 직접 보유하고 운영하려는 방향은 장기적으로 분명한 긍정 요인이다. 로봇용 AI든 자율주행이든 결국 성공하느냐와 무관하게, 여러 개의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비슷한 성격의 또 다른 긍정 요소는 차량과 전력망 솔루션 양쪽을 위한 배터리 제조 역량 확대다. 전기차는 이제 사라질 흐름이 아니며, 강한 배터리 제조 역량을 직접 갖는 것은 장기적으로 다양한 수익화 경로를 열어줄 수 있다.
세미 생산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프로젝트였지만, 국토 전반에 걸친 충전 인프라의 상대적 부족은 승용 전기차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보급 속도를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용 플릿 수요는 분명 깔끔한 공급처가 될 수 있지만, 전 세계 고속도로를 달리는 디젤 트럭 대열과 경쟁하거나 이를 대체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세미가 투자자들에게 진지하게 검토할 만한 매력적인 사업이 되기까지는 긴 램프업 구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현재 시점에서 분명한 사실은, 생산량 안정성의 초기 흐름이 회사가 승용 전기차 부문에서는 교착 상태에 가까운 지점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미국 차량 판매 전망에 냉각 효과가 드리워질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 가운데서도 다른 브랜드들은 일정 수준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테슬라는 2010년대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잠재력을 약속하는 회사다. 하지만 시장은 이제 시장점유율이 안정적으로 가치로 전환되기를 기대하고 있고, 회사는 그 와중에 새롭고 대담하며 잠재적으로 위험한 사업들에 현금을 계속 투입하고 있다.
유럽의 전문 투자자라면 테슬라 주가 상승 국면에서는 3X Tesla ETP(TSL3)를, 하락 국면에서는 -3x Short Tesla ETP(TS3S)를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Tesla Options ETP(TSLI)는 테슬라 주식을 매수하고, 최대 5% 외가격(OTM) 주간 풋옵션을 매도해 얻는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월별 인컴 창출을 추구하는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