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12년 4월 상법 개정을 통해 비상장 기업도 직전 연도 말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자사주를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면서 자사주 매입은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재무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권을 방어하는 핵심적인 전략 도구로 급부상했다.
이제 자사주 매입은 단순한 주식 거래를 넘어 세무 리스크 관리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고도의 경영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이 경영자들에게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세무적 이점이다. 자사주 취득을 통한 이익 회수는 세법상 분류과세인 양도소득으로 간주된다. 이는 일반적인 배당이나 급여에 적용되는 최고 45%의 종합소득세율에 비해 20~25%의 낮은 세율이 적용될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장점을 지닌다.
또한 주식 처분 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법인세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소유권이 기업으로 이동함에 따라 대표이사의 상속 대상 자산에서 제외되어 가업 승계 시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는 연쇄적인 절세 효과를 창출한다. 특히 내년부터 대주주 양도소득세율이 과세표준 3억 원을 기준으로 인상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제도의 실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발 빠른 실행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활용 범위 또한 매우 방대하다. 비상장사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분산된 주주 명부를 정리하여 대주주의 의결권을 강화하거나 적대적 M&A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 보루로 삼을 수 있다.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지분 조정이나 핵심 임직원을 위한 스톡옵션 발행 재원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소기업 경영자의 최대 고민거리인 가지급금 정리와 미처분이익잉여금 처분에도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누적된 이익잉여금을 자사주 매입 대금으로 활용하여 주주에게 현금을 지급하고 이를 통해 가지급금을 상환하는 방식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업 내부의 잠재적 폭탄을 제거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낸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은 양날의 검과 같다. 명확한 목적과 법적 근거 없이 시행되는 자사주 취득은 과세당국의 집중 타깃이 되기 십상이다. 경기도의 한 제조업체 사례처럼 자사주 매입을 단순한 가지급금 정리 수단으로만 활용하다가 상법 위반 판결을 받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과세당국이 해당 거래를 주식 매매가 아닌 업무 무관 자금 대여(가지급금)로 간주할 경우, 지급이자에 대한 손금불산입은 물론 거액의 인정이자가 익금 산입되어 감당하기 어려운 세금 추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이 기업의 수익 창출과 무관한 무수익 자산의 취득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매입 목적과 명분을 담은 소명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식 가치 평가의 객관성 확보 또한 필수 과제다. 절세를 목적으로 자사주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평가하거나, 특정 주주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시장가보다 높게 매입할 경우 주주 간 부의 이전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소액 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증여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되어 세무조사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자본을 감소시키는 행위이므로 지나친 매입은 부채비율을 높여 기업의 신용 등급과 대외적인 재무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투자 유치를 앞둔 기업이라면 자본 감소가 향후 밸류에이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이처럼 자사주 매입은 중소기업의 재무 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지만 기업의 현재 이익 규모, 주주 구성, 장기적인 가업 승계 계획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설계가 선행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상법상 절차인 주주총회 결의와 이사회 승인을 엄격히 준수함은 물론, 객관적인 시가 평가와 사후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다. 더욱이 변화하는 세법 환경 속에서 최적의 타이밍을 잡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작성] 이선희, 권영준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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