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의 2차 휴전 협상이 불발됐지만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예상보다 차분한 흐름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의 '무기한 휴전'을 선언하면서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가 또다시 입증된 것이 주된 배경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전면 충돌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해석이 나오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후 2시 38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1.54포인트(0.34%) 오른 6,410.01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1조6,97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203억원, 8,897억원 순매도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체로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0.30% 오른 59,529.83을 기록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0.73% 상승한 37,878.47을 나타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도 각각 0.28%, 0.64% 올랐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1.33% 하락했다. 베트남(-0.46%), 인도네시아(-0.20%) 등 중동발 에너지 불안에 취약한 동남아 주요국 증시는 약세를 보였지만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이란 측 협상단은 이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됐던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에 불참하기로 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주간 휴전 종료 시한인 미국 동부시간 22일 저녁(한국시간 23일 오전)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 내 발전소와 교량 등 핵심 인프라를 타격하겠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이후 입장을 바꿔 휴전 연장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정부가 예상대로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는 사실과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총사령관·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란 지도부와 협상단이 통일된 제안을 마련할 때까지 이란 공격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의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가 어느 쪽으로든 종결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를 사실상 무기한 휴전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란 국영방송(IRIB)이 미국의 일방적 휴전 연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보도하는 등 반발 기류는 이어지고 있지만 이란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규모 공습이나 지상군 투입 등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최악의 국면은 피했다는 인식이 금융시장 전반에 퍼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80달러 후반 수준에서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 모두 현재 대치를 장기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어려운 경제여건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소위 '그림자 선단'을 통해 원유를 수출했기 때문인데 지난주부터 이것이 막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봉쇄가 3개월 지속되면 이란 경제가 붕괴된다고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사정도 급하다. 의회 승인 없이 시작한 전쟁인 까닭에 이달 29일까지는 끝을 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도, 이란도 서로의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음주인 29∼30일까지는 미국과 이란 모두 결론을 내야 한다"면서 "주식시장의 베팅은 결국 이 전쟁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