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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케빈 워시 양대 체제 출범…한·미 증시, 유동성 장세 재도래하나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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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케빈 워시 양대 체제 출범…한·미 증시, 유동성 장세 재도래하나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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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케빈 워시 연준 이사 후보자
    이달 21일부터 지난 4년 동안 한국은행을 이끌었던 이창용 체제를 마무리되고 신현송 체제가 출범한다. 인사청문회에서 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5월부터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도 제롬 파월에서 캐빈 워시로 바뀔 예정이다.

    통화정책의 시차가 1년 내외로 긴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한국은행과 Fed를 이끌 새로운 수장들의 공통적인 과제는 단기적으로 미국과 이란 간 전쟁과 후유증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미 많은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시대에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어떻게 바꾸느냐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대전 이후 논의되기 시작했던 AI가 챗GPT로 우리에게 다가오기까지 의외로 잠잠했다. 2022년 초 대중화가 막 시작(green shoot)됐던 챗GPT도 윤리적 문제에 봉착해 시든 잡초(yellow weed)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4년 만에 모든 산업 중 가장 빨리 화려하게 꽃(golden goal)을 피우고 있다.

    AI 발전에 따른 변화를 가장 빨리 체감할 수 있는 곳이 고용시장이다. 한 마디로 저소득층의 역습 시대가 오고 있다. 저소득층의 역습은 성장과 고용 간의 정형화된 사실도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저소득층이 내몰리면서 '고용 창출 없는 경기회복(jobless recovery)'을 낳았다. 최근에는 저성장 시대가 정착되는 속에서도 실업률이 올라가지 않는 '고용 풍부한 경기둔화(job full downturn)'라는 새로운 수수께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한국 등 주요국은 인구절벽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AI, 양자 컴퓨터 등으로 이어지는 디지털의 고도화는 이들의 노출도가 심한 화이트칼라와 고소득층을 더 빨리 대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다보스 포럼에서 제시됐던 ‘2030년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를 보면 ①인류가 주도돼 함께 발전돼 나가는 초고속 발전(supercharged progress), ②함께 일하는 공유 경제(co-pilot economy), ③인류가 뒤떨어지는 정체된 발전(stalled progress), ④인류가 주도권을 아예 빼앗기는 대체의 시대(the age of displacement) 시나리오 중 ③과④보다 ①과②로 갈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각국 중앙은행은 AI 시대를 맞아 종전의 통화정책 실효성과 전달경로를 재평가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작년 5월에 열렸던 토마스 라흐바흐 컨퍼런스, 같은 해 8월에 잭슨홀 미팅에서 검토된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는 크게 일곱 가지로 요약된다. 새로운 중앙은행 수장들은 Fed의 움직임을 토대로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금리, 환율 등 시장변수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Fed의 양대 목표인 ‘물가 안정’과 고용 창출‘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외로 크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간의 역의 필립스 관계, 실업률과 구인율 간이 역의 베버비리 관계가 동시에 흐트러진 상황에서 경기후행지표인 고용지표를 중시해 기준금리를 변경하면 어떻게 선제성(preemptive)을 유지할 수 있느냐고 시각에서다.

    통화론자를 중심으로 앞으로는 고용 창출을 완전히 떼 내서 종전처럼 물가 안정을 1선 목표로 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양대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면 최근처럼 물가가 관리 가능한 디스 인플레이션 단계에 들어오면 고용 지표가 경기침체를 예고하지 않더라도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시각이 부각되고 있다.


    Fed의 전통만 지켰더라면 2024년 9월에 추진했던 피봇은 그보다 1년 전부터 추진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이런 각도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다. Fed가 2023년 9월부터 금리인하를 선도했다면 웩더독(wag th dog·꼬리에 해당하는 다른 중앙은행이 금리를 먼저 내리고 몸통에 해당하는 Fed가 뒤따라가는 것)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것은 지금도 뼈아픈 지적이다.





    둘째, ‘선제성(preemptive)’을 통화표준(monetary standard)의 생명으로 여긴다. 통화표준이란 로버트 헤철 전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주장해 통화정책의 틀(frame)이자 체제(regime)로 기준금리 변경과 같은 통화정책은 일정 기간 지속돼야 효과를 볼 수 있어 선제성을 중시한다.

    1913년 Fed가 설립한 이후 불문율처럼 여기던 이 원칙을 깨뜨린 평균물가목표제(AIT·average inflation targeting)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인 만큼 폐기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1년 4월부터 목표선을 벗어나기 시작했는데도 같은 해 9월부터 AIT를 도입해 오히려 물가를 키워 뒤늦게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부담을 줬기 때문이다.

    피봇 필요성이 나온 이후 물가와 고용 지표가 일시적으로 추세 이탈(head fake)이 나올 때마다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는 AIT 함정에 걸려 그 시기가 자꾸 늦어졌다. 통화정책 수단 중 시차가 가장 긴 기준금리 변경 방식에 있어 AIT는 최대 적(敵)이라는 비판은 Fed와 제롬 파월 의장에게는 귀에 따가운 지적이다.

    셋째, 일반적 보편적 통화정책 수단을 개편해야 한다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경기순환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는 ‘단축화(shortening)’ 여건에서는 시차가 1년 이상 긴 기준금리 방식으로 중앙은행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근거에서다. 현재 Fed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도 시장금리와의 체계(interest system)가 흐트러졌다는 지적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 변경 방식을 고수하더라도 중간에 최종 목표와의 연계성이 높은 표적변수(proxy)를 설정해 점검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양대 조건을 갖춘 중간 표적변수를 찾기란 쉽지 않지만 기준금리를 변경해 놓고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기다리다가 뒤늦게 허둥지둥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현재 연방기금금리(FFr)도 2015년부터 보조지표로 활용해 온 ‘on RRP(익일 환매 금리·overnight repurchase agreement)’로 대체해야 할 때라는 지적은 주목된다.

    넷째, 기준금리 변경이 적절한 시기에 했더라도 통화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케인즈언의 통화정책 전달경로(transtion mechanism·기준금리 혹은 통화공급 변경→시장금리 등락→총수요 가감→금리·고용·경기 조절)가 작동되지 않아 기준금리 변경에 따라 시장금리가 의도한 방향으로 조절되더라도 총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공개시장조작이나 재정정책과 협조를 통해 시장금리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수단을 중시해야 한다는 제안을 주목해야 한다. 정책 수용층은 보이지 않는 기준금리보다 보이는 시장금리에 더 민감한 만큼 수수께끼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여건에서는 시장금리를 직접 조절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최근처럼 물가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우려되면 중앙은행이 단기채를 매도하고 그 대금으로 장기채를 매입하는 B/S(대차대조표)를 조정하거나, 재무부가 단기채 발행은 늘리는 대신 장기채 발행을 줄이는 QRA(분기별 국채 발행 물량)를 조절하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다섯째, ‘시장과의 교감’이라는 명목하에 1994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를 발표한 것을 필두로 1913년 설립 이후 유지해 왔던 비밀의 사원을 열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경제진단과 전망(SEP), 2003년에는 통화정책 지침을 공개한 데 이어 밴 버냉키 전 의장은 2011년에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 Fed 인사들이 의사를 통제하는 기간(black out) 해제, 최적통제준칙(OCR·optimal control rule)에 따라 Fed 인사들의 통화정책 의향까지 알 수 있는 점도표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디지털화가 진전되는 여건에서는 Fed가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시장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다른 의견도 있다. Fed 의장과 인사들의 발언도 의도와 달리 해석될 경우 네크워킹 효과까지 가세돼 부정적 편향이 생기면 최후의 보루역할을 해야 할 Fed가 오히려 시장을 혼란시킬 확률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여섯째, 미국 경기침체 논쟁의 발단이 된 ‘삼의 법칙(Sahm‘s rule)’에 대한 논쟁도 AI 시대에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1970년 이후 실업률이 삼의 법칙에 걸리면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미국 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졌다. 작년 7월 이후 실업률이 4%대에 진입하면서 ‘삼의 법칙(Sahm‘s rule)에 부합된 것으로 나오자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급부상한 것도 이 이론에 근거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실업률이 4% 이상 상승한 것은 경기 요인보다 해당 기간 중 집중적으로 발생한 자연재해 등으로 노동시장에 참가한 사람이 많아진 일시적인 병목(bottle neck)과 불일치(mismatch) 결과라면 삼의 법칙은 들어맞지 않는다. 고용시장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AI 시대에는 이런 일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만큼 삼의 법칙이 무력화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AI 시대가 전개되면서 종전의 정형화된 사실이 흐트러짐에 따라 주요 중앙은행을 맞은 새로운 수장들은 '통화정책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하는 최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네트워킹 효과와 수확 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AI 시대에 있어서는 중앙은행의 목표를 '물가 안정'에만 둘 수 없다는 점이다. 기준금리 변경, 유동성 조절 등과 같은 종전의 통화정책 수단도 무력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화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다른 경제주체도 공유가 가능해짐에 따라 '정보의 비대칭성'을 전제로 한 중앙은행의 시장 선도 기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즉, 중앙은행과 시장 참여자 간 관계가 '수직적'이 아니라 ‘동반자적’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중앙은행과 중앙은행 총재의 위상,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간 체계는 약화가 불가피하다.

    우려되는 대목은 각국 국민이 적응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새로움과 복잡성'에 따른 위험이 증대되고. 화폐개혁 논의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사 금융 행위도 판치는 환경에 맞춰 금융 감독이 새로운 옴니버스 방식 등으로 접근하지 못하면 각국 국민의 화폐 생활에 있어서는 일대 혼란이 초래될 확률이 높다.

    이밖에 디지털 시대에 통화정책의 유용성을 높기 위해 경제 예측력 제고, 새로운 통화지표 개발, 대안화폐 활성화에 따른 법화의 통화유통속도와 통화승수 무력화 방지, 통화정책 관할 범위 확대, 리디노미네이션 단행 여부, 중앙은행 독립성과 중립성 유지 등 다양한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새로운 중앙은행 수장들의 분투를 기대한다.

    (사진=연합뉴스)

    한상춘 /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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