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
종전으로 가는 길. 참 쉽지 않아 보입니다. 주말 사이에도 호르무즈를 둘러싼 여러 노이즈가 있었는데요. 우선 주말 유가 시황부터 체크해보죠.
WTI는 거의 12% 하락해 배럴당 83달러에 마감, 브렌트유는 9% 밀려 90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변화, 선물 가격뿐 아니라 실제 거래되는 현물 원유 가격도 크게 하락했는데요. 금요일 기준,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3월 11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이달 초에는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설 정도였는데 급격히 감소한 겁니다.
유가가 이렇게 큰 폭으로 하락한 건, 이란 측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인데요. 단, 완전한 개방은 아닙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기간 동안만 유효하고요. 또, 이란과 미리 ‘조정된 경로’를 따라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이란 봉쇄는 풀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과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전면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유가는 하락폭을 조금 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지시간 토요일, 미국의 해상 봉쇄 지속에 대한 이란의 비판이 나오면서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해협 개방을 선언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문은 닫혔습니다.
결국 호르무즈를 지나려던 선박들도 방향을 돌리고 있습니다. 토요일 오전에는 총 12척의 상선이 해협을 빠져나가는데 성공했는데요. 이란이 다시 통행을 중단시키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지면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같은 시간 해협을 들어온 선박은 단 3척에 그쳤고요. 이후에도 여러 선박이 항로를 되돌리며 출항을 포기했습니다.
사실 호르무즈가 다시 개방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까지만 해도 월가에선 유가가 다시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왔는데요. 그라소글로벌의 스티브 그라소 설립자는 “석유가 과잉 공급된 상태에서 전쟁이 시작됐기 때문에 전쟁이 끝나고 해협도 열리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이란과의 관계도 개선된다면, 이란의 추가 수출량도 더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 마저도 한 여름밤의 꿈 같은 이야기였죠. 결국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분석가 팀이 말한 것처럼 “합의는 제한적이고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ING는 실물 시장은 점점 더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파이프라인 우회와 제한적인 유조선 이동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하루 약 1,3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미국의 봉쇄로 이는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고요. IEA 비롤 사무총장은 “중동 지역 생산이 전쟁 이전 수준까지로 돌아가기까지, 약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다시 말해, 고유가가 지속될 거란 의미이기도 합니다.
(코코아)
그리고 스위스 초콜릿 제조업체 ‘배리 칼레보’는 지난주 영업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 소식 때문에 장중 최대 17%까지 급락하기도 했는데요.
이유는 3가지입니다. 코코아 가격의 급격한 하락, 업계의 공급 과잉, 그리고 이란 전쟁과 관련된 공급 차질.
원래 코코아 가격 하락은 원가가 낮아지는 거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데요. 문제는 가격이 너무 급격하게 떨어지고,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오히려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코아는 수확량 증가로 이미 가격 하락 압력을 받아오고 있었는데요. 올해 들어서만 41% 하락했고요. 지난 1년 기준으로는 57%나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미국과 이란 전쟁까지 터지면서 안정적인 공급을 받기 힘들어졌습니다.
지난 1월 말, 새로 취임한 슈마허 CEO는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성장세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하던 인물입니다. 3개월 만에 장밋빛 전망이 바뀐 거죠. 2025~2026 회계연도에 EBIT가 10%대 중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건데요.
결국,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공급 제한과 비용 상승. 일반적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코코아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머니플로우였습니다.
김지윤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