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 여파로 경제 충격을 받은 걸프 국가들이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걸프 국가들은 최근 미국 달러화 채권을 사모 형태로 발행해 약 100억달러(한화 약 14조7,000억원)을 확보했다.
이달 들어 자금 조달은 빠르게 진행됐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가 45억달러, 카타르가 30억달러, 쿠웨이트가 20억달러 규모 채권을 각각 사모 거래로 발행했다.
걸프국들은 통상 공모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왔지만 최근에는 시장 변동성으로 차입 비용 불확실성이 커지자 사모 방식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국가는 국부펀드와 투자기관을 통해 약 3조5,000억달러(약 5,170조원) 규모 자산을 운용할 만큼 부유하지만 석유·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추진하면서 채권시장 자금 조달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럼에도 이번 발행 규모는 이례적으로 크다는 평가다.
배경에는 전쟁 영향이 자리 잡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차단 우려와 이란 공습 여파로 에너지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 간 2주간 휴전 기간을 활용해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부다비는 지난 13일 표면금리 4.6% 조건으로 20억달러 채권을 발행했다. 이로써 올해 국제 채권을 통한 차입 규모는 80억달러로 늘어 지난해 30억달러 수준에서 크게 확대됐다.
한 소식통은 "아부다비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추가 현금을 확보하려 한다"고 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걸프 6개국 모두 올해 국내총생산이 -5~10%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