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상장사 캐리에서 전(前) 회장 등 경영진 3인이 수십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캐리 사내이사 A씨는 전 회장 B씨, 부회장(CFO) C씨, 대표이사 D씨 등 전·현직 경영진 3인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인 측은 이들이 2024~2026년 회사 자금을 '단기대여금'으로 위장해 인출하거나, 전 회장이 사실상 지배하는 특수관계 회사에 담보 없이 반복 대여했다고 주장했다. 손실충당금을 설정한 금액만 약 4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발인 측은 "자회사는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나머지도 위법적인 부분은 없었다"며 "절차에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캐리는 지속적인 영업적자와 순손실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다. 2025년 11월에는 지급불능을 이유로 파산 신청을 제기했다. 외부감사인은 2025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투자·자금 거래 타당성 검증 불가, 내부통제 미비, 대여금 회수 가능성 확인 곤란 등을 이유로 '의견거절'을 통지했다. 캐리는 지난달 31일 상장폐지 사유 발생을 공시하고 4월 1일부터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전문가들은 실질 사주가 비등기 임원이나 특수관계 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소액주주의 감시·견제가 작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찰은 조만간 캐리 관련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동전주(주가 1천원 미만)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강화하면서 유사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동전주 일부에서 횡령·배임 의혹이 반복되며 소액주주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주가가 동전주 수준에 장기간 머물면 자금 조달난, 재무 악화, 감사의견 거절·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심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