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10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는 가운데, 비강남권의 중저가 주택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와 매수 조건 제한 속에서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15억원 이하 주택 거래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12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실거래가 신고 자료(계약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건수(공공기관 거래, 해제거래 제외)는 올해 1월 5천361건에서 2월에 5천705건으로 늘고 3월은 11일 집계까지 4천437건이 신고됐다.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하면 3월 거래량이 2월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3월 거래량은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비강남에서 많이 늘었다. 중구(110.0%)와 중랑구(102.0%)는 이미 2월 거래량을 넘어섰고, 도봉구(98.5%), 금천구(95.9%), 서대문구(90.4%)는 2월 거래량의 90% 이상이 신고됐다.
종로구(85.0%), 구로구(84.7%), 노원구(84.4%), 관악구(83.0%) 등도 전월 거래량의 80%를 넘었다.
이에 비해 아파트값이 높은 강남권과 한강벨트 지역은 2월 대비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용산구(51.1%)와 광진구(54.5%), 서초구(56.5%) 등은 현재까지 전월 거래량의 절반 정도만 신고됐고, 강동구(64.9%), 성동구(66.7%), 영등포구(68.7%), 동작구(68.8%) 등은 70% 수준에 못 미쳤다.
가격 흐름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강남권은 급매물 위주 거래가 이어지며 가격이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8㎡는 2월 초 35억원에서 3월 31억5천만∼33억원, 4월에는 31억원까지 내려왔다. 헬리오시티와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도 각각 30억원대에서 27억5천만원, 57억원대에서 55억원으로 하락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가 지역은 가격 하락 폭이 제한적이거나 일부 상승 사례도 나타났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11단지는 3월 거래가가 7억7천만원으로 2월(7억6천만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비강남권의 거래량이 늘면서 중저가 거래 비중은 더 커졌다. 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올해 1월 79.0%였으나 2월에는 81.3%로, 3월 들어서는 85.4%로 증가했다.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6억원까지 가능해 한시적 갭투자 기회를 이용한 매수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이에 비해 대출 한도가 4억원으로 줄어드는 15억∼25억원 거래 비중은 1월 15.0%에서 2월은 13.7%, 3월은 11.0%로 감소했다. 2억원의 대출만 가능한 25억원 초과 비중은 1월 6.0%에서 2월 5.0%, 3월에는 3.6%로 줄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11억7천416만원에서 2월 11억2천23만원, 3월 10억767만원으로 떨어졌으며, 4월 현재 평균 거래가는 9억7천184만원으로 10억원 아래로 내려왔다.
특히 급매물 위주로 거래된 강남권은 평균 매매가가 서초구의 경우 2월 27억6천314만원에서 3월에는 21억3천160만원으로 하락했고, 강남구는 26억4천337만원에서 21억7천350만원으로 떨어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거래 증가세가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다주택자 매물이 상당 부분 시장에 나온 데다, 고가 주택은 대출 규제와 보유세 부담으로 수요 유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3월 말 이후 증가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4월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3월 하순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6일 7만5천501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5월9일 허가신청분까지 양도세 중과 유예 의사를 밝힌 뒤 8일에는 7만7천건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사흘 연속 감소해 11일에는 7만6천498건으로 줄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