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탄 삼성전기가 조용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들어 주가 상승률이 130%에 달하는데, 지난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국면에서도 30%나 올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날 장중 13% 가까이 급등, 58만3,00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기 우선주도 동반 신고가 행진이다.
전쟁 발발 이전 거래일인 2월 27일 44만8,500원이던 주가가 전쟁 와중에만 30% 뛰어 오른 것이다.
전쟁 이후 9일까지 코스피가 7% 하락했고, 이 기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이 1,920개로 전체 종목(2,773개)의 69%에 달하는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삼성전기는 주요 매출원인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차세대 반도체 기판 플리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등 성장성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AI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것이 유효했다는 점이다.
삼성전기는 MLCC 공급처를 스마트폰 등 기존 정보기술(IT) 기기에서 AI 서버 등으로, FC-BGA는 PC에서 데이터센터 등으로 확대했다.

주력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증권가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기가 유일하게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실리콘 커패시터와 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ABF) 기판을 동시에 공급하고 엔비디아 내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70만원으로 올렸다.
양승수 연구원은 삼성전기에 대해 "이미 ABF 기판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최상급)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가운데 기판 업체 중 유일하게 수동부품 공급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구조적인 차별화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 오강호 연구원은 "기판 우호적 환경이 지속하는 가운데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및 공급단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동종 업체들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레벨업(상승)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