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15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고 대출 규제도 강화되면서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은 크게 줄어든 반면, 서울 거주자의 타지역 아파트 매입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매입자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간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2만810건 가운데 타지역 거주자의 매수는 3천914건으로 18.81%를 차지했다.
이는 직전 4개월(7~10월) 23.06%보다 약 5%포인트 감소한 수치이며, 2017년 2~6월(18.45%)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낮은 비중이다.
외지인의 매입 감소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 영향이 컸다.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됐고, 대출 한도가 2억~6억원 수준으로 제한된 점도 유입을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한 한강벨트 지역의 감소폭이 컸다.
성동구는 10·15대책 직전 타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이 26.07%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6.8%로 급감했고, 마포구는 26.5%에서 19.5%, 영등포구는 27.9%에서 18.9%, 광진구는 21%에서 17.3%, 동작구는 26.5%에서 20.09%, 양천구는 18.9%에서 14.2%로 각각 낮아졌다. 10·15대책 전부터 토허구역에 묶여 있던 강남3구와 용산구가 타지역 매수 비중에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높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월별로 보면 올해 1월 16.15%였던 타지역 매수 비중은 2월 18.39%로 다시 소폭 상승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기존 임차인의 거주 기간 동안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주는 조치로 단기 갭투자가 일부 가능해진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10·15대책 이후 서울 거주자의 지방 등 타지역 아파트 매수 비중은 6.29%를 기록하며 오히려 대책 직전 4개월(5.62%)에 비해 비중이 확대됐다. 이 비중은 4개월 단위로 볼 때 2022년 2∼6월의 7.72%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2월 서울 거주자의 타지역 아파트 매수 비중은 6.67%를 차지해 월 기준으로 2022년 6월(6.93%)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방 원정 투자가 늘었다기보다는 서울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고 대출까지 강화되면서 내집마련 자금이 부족한 서민들이 규제를 피해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밀려 나가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