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연한 봄 날씨로 야외활동이 늘고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시기지만, 오히려 심장에는 부담이 커지는 시기다. 특히 급성심근경색은 겨울이 아닌 봄철에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으로 막히면서 심장 근육이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괴사하는 질환이다. 급성심근경색의 경우 혈관 벽에 쌓인 지방과 콜레스테롤 덩어리인 동맥경화반이 파열되면서 시작되고, 이 과정에서 형성된 혈전이 혈류를 차단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는 "심장 세포는 산소와 영양분 공급에 특히 예민해서 혈액 공급이 단 5분만 중단돼도 심장근육 세포가 죽기 시작하고,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 심정지로 이어지기도 한다"면서 "무엇보다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근 연구 결과도 봄철 위험성을 뒷받침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10년간 급성심근경색 발생률은 봄이 63.1명으로 가장 높았고 겨울 61.3명, 가을 59.5명, 여름 57.1명 순으로 나타났다.
봄철 발생 증가의 주요 원인은 큰 일교차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낮다가 낮에는 급격히 오르는 환경이 반복되면서 자율신경계 균형이 흔들리고 혈압 변동성이 커져 혈관에 부담을 준다. 여기에 겨울 동안 줄어든 활동량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심장 부담이 더해진다.
특히 얇은 옷차림으로 외출했다가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해 혈전 형성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계절 변화에 심혈관계가 적응하지 못하는 '환절기 리스크'가 작용하는 셈이다.
심근경색은 ▲가슴 중앙을 짓누르는 통증 ▲어깨나 등 팔로 퍼지는 통증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니트로글리세린에도 반응하지 않는 통증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20분 이상 지속되는 흉통은 강력한 경고 신호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자가 운전은 이동 중 심정지 위험이 있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령자나 당뇨병 환자, 여성의 경우 통증이 뚜렷하지 않고 소화불량이나 피로감으로 나타나는 비전형적 증상도 많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급격한 환경 변화와 신체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운동은 갑자기 강도를 높이기보다 걷기 등 가벼운 활동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 변화를 관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 금연, 절주, 저염식, 규칙적인 수면,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 등 기본적인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가족력 등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도 필요하다.
강 교수는 "심근경색 예방을 위해서는 매일 30분 이상 걷기 등의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12시간이 지난 경우에는 심장 세포가 이미 괴사해 적극적인 치료를 해도 회복되는 정도가 미미할 수 있는 만큼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