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관련 문항을 부정 거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강사' 조정식(44)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3일 오전 조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조씨는 강의 교재 제작업체 관계자 김모씨와 공모해 2021년 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현직 교사 2명으로부터 문항을 제공받고, 총 67회에 걸쳐 8천35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를 통해 교사 A씨에게 EBS 교재 발간 이전 문항을 미리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배임교사)도 있다.
검찰은 김씨 역시 같은 혐의로 기소했으며, 조씨에게 돈을 받은 교사 2명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가운데 A씨에게는 업무상 배임 혐의도 적용됐다.
조씨 측은 "시장 가격대로 거래가 이뤄졌고, 정당한 거래에 해당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관해서도 법이 금지하는 금품을 수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른 피고인들 역시 주고받은 금품이 청탁금지법상 금지 대상이 아닌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 이행 등 정당한 권원(權原)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8조3항3호)에 해당해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지만, '증여를 제외한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한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청탁금지법 8조 3항 3호의 취지와 내용,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검찰 측의 기소 취지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석하는 입장인지 밝혀줘야 할 것 같다"며 "'정당한 권원이 있는 사적 거래'가 무엇인지에 대한 규범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조항이 일정 범위 내의 정당한 금품 수수를 예외적으로 인정하는데, 이 범위를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해 숙고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법원은 오는 5월 22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어 증거와 쟁점을 정리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