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가 5주차에 접어든 이란 전쟁의 종전 기대감에 개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급등했다.
31일(현지시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종전 의향을 밝힌 데 이어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 재개방 없이 철수할 뜻이 있다는 소식 등으로 시장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진행한 선거 투명성 강화 방안 행정명령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2주, 길어도 몇 주 내에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184.8포인트, 2.91% 상승한 6,528.52, 나스닥 종합지수는 795.99포인트, 3.83% 급등한 2만1,590.63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25.37포인트, 2.49% 오른 4만6,341.5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3대 지수 하루 상승폭은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이자, 2월말 전쟁 개시 이후 최대 반등에 해당한다.
전쟁 종료에 대한 윤곽이 잡히면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5.36포인트(17.51%) 급락한 25.25까지 내려왔다.
월말 정기적인 리밸런싱과 맞물려 위험 자산에 대한 시장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그간 크게 눌렸던 반도체주 상승이 두드러졌다. 지난 18일 이후 8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마이크론은 4.98% 뛴 337.84달러로 반등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통한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협력을 위해 마벨 테크놀로지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모멘텀을 되살렸다. 마벨 테크놀로지는 이날 발표로 12.8%, 엔비디아는 5.59% 급등했다.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도 구글 5.02%, 메타 6.67%, 애플 2.9%, 아마존 3.64%, 테슬라 4.64%, 마이크로소프트 3.12% 등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날 이란 국영통신 IRNA,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과의 통화에서 "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번과 같은 전쟁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한편, 미국이 공격을 중단하면 해협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와 별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채로 군사작전을 종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장 마감 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며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지만 이미 정권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주, 어쩌면 몇 주 안에 작전을 끝낼 수 있다”면서 “(해협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부터 NATO 동맹국들에 대해 “미국은 더 이상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책임을 영국과 프랑스 등 동맹국들에 떠넘기는 모양새다.

양측의 공세적인 발언은 줄어들었지만, 월가 주요 기관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행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전세계 에너지 가격과 경제 성장률에 대한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이 2주 내에 열린다 해도 전쟁의 여파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아라비아해 주변국의 인프라 손상으로 인한 부수적인 충격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트로폴리탄 캐피탈 어드바이저의 캐런 파이너먼 최고경영자(CEO)역시 “국제 유가가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며 "과매도 구간에서의 반등은 분기 말 윈도 드레싱 성격이 큰 탓에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이 반등과 함께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bp(1bp=0.01%p) 하락한 4.31%까지 낮아졌지만 국제유가만 이날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배럴당 102.25달러로 0.86% 올랐고, 북해산 브렌트유는 4.9% 상승한 118.31달러로 2022년 6월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