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폭락하고 금리와 환율은 급등하는 최악의 변동성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오늘 첫 공식 언론 인터뷰에 나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는 환율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경제부 정원우 기자와 금융시장 점검하겠습니다. 정 기자, 환율이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기자> 오늘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2원 오른 1,519.9원에 개장했습니다.
이후 환율은 걷잡을 수 없이 레벨을 높여갔습니다. 오후 들어 1,530원을 넘어섰고 2시 넘어서는 1536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장 막판 상승폭을 줄이면서 결국 종가로는 14.4원 오른 1,530.1원에 주간거래를 마쳤습니다.
환율 최근 흐름을 보면 주간거래 기준 5거래일 연속 상승세입니다. 연일 금융위기 때 고점을 갈아치우면서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고요.
특히 상승 흐름이 지속되기 때문에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최근 상승폭을 오히려 더 키우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환율이 이렇게 계속 오르는 이유는 뭐라고 봐야할까요?
<기자> 일단 중동 사태가 발발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나 우리 금융시장은 뚜렷하게 국제유가에 연동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중에서 WTI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지난밤 배럴당 102.88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장중 100달러를 넘긴 적은 있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2022년 7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처음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했습니다.
유가 상승은 달러가치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7일 100포인트를 넘어섰고 지난밤에도 100포인트대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달러인덱스가 0.34% 상승했는데, 오늘 원·달러 환율은 1% 가까이 올랐습니다. 달러 강세에 비해 원화 약세 폭이 더 컸다고 봐야겠습니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와 무관치 않습니다. 외국인들 오늘 코스피에서 3조8천억원을 팔면서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였습니다. 이 9거래일동안 22조원 넘게 팔고 있습니다. 채권시장 역시 최근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대외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시장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봐야겠는데요, 오늘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진단도 있었죠?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어제 입국을 했고요, 오늘 인사청문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첫 공식 인터뷰를 했습니다.
신 후보자는 국내에 "달러 자금이 상당히 풍부하다"면서 금융불안정 우려를 진정시켰습니다. 오늘 환율이 개장 직후 고점을 높이긴 했다가 이 발언 이후 다소 안정을 찾는 듯 했습니다. 같이 들어보시겠습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 : 대개 환율하고 가장 많이 연결시키는게 달러 유동성이라든가 자본유출이라든가 그런 것을 많이 우려하시는데 비록 환율은 높지만 달러 유동성은 상당히 양호합니다. 예전처럼 환율과 금융불안정 직결시키는 것은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신 후보의 발언 맥락은 과거 IMF때와 같은 금융 불안이 외환시장을 통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요, 환율 레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최근 환율이 이렇게 오르는 것은 펀더멘털의 요인인지, 단기 변동성에 따른 것인지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밝혀왔듯 펀더멘털에 비해 원화 약세가 과도하다는데는 일정 부분 동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시장이 이렇게 불안한데 구두개입은 주간거래가 끝나고 나왔습니다.
<기자> 오늘 한국은행의 윤경수 국제국장이 “외환시장 심리와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면, (여타 통화와의) 괴리가 심해지면 대응할 것”이라면서 구두개입을 했습니다.
이번 발언은 한국은행의 지난해 4분기 시장안정화 조치 내역을 공개하면서 나온 발언입니다. 외환당국이 1,500원 선을 두고 환율이 공방을 벌일 때 여러차례 구두개입을 하기도 했다가 최근 다소 잠잠했습니다.
그동안 환율 상승폭이 컸지만 이른바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해 과도한 변동성을 제어하는데 집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외환시장에서 실시한 외환 순거래액이 -224억6700만달러라고 밝혔습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인데요, 순거래액 마이너스는 시장에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였다는 의미고요,
작년 4개 분기 모두 마이너스를 보였습니다.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 안정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윤경수 국제국장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시작되는 4월부터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경제부 정원우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김정은, CG :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