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민병대가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를 비난하며 그의 유니폼을 불태우는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까지 동원된 모습이 공개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즈 민병대는 지난 22일 테헤란 인근 파란드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서 메시 유니폼을 소각했다. 현장에서는 이란 국기를 든 어린이들이 이를 지켜보거나 직접 불에 던지는 장면도 확인됐다.
소셜미디어(SNS)에 확산된 영상에는 메시 이름이 새겨진 인터 마이애미, 아르헨티나 대표팀, FC바르셀로나 유니폼 여러 벌이 차례로 화로에 투입되는 모습이 담겼다.
주최 측은 메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전쟁을 지지한 데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5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컵 우승 축하 행사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메시 등 인터 마이애미 선수단을 뒤에 세워둔 채 연설을 하던 중 중동 전쟁을 언급했고, 현장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이를 두고 일부 이란 누리꾼과 친정부 매체는 "메시가 이란인 학살과 미국의 군사작전을 지지했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다만 서방 언론에서는 메시의 정치적 의도를 부정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시 상황이 공식 행사였던 만큼 선수들이 의례적으로 박수를 친 것이며, 해당 발언이 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메시를 포함한 선수 일부는 어쩔 수 없이 의례적인 박수에 동참해야만 했을 것"이라며 "메시 입장에서는 자신의 우승 축하 자리가 논란이 많은 전쟁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자리로 변질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을 것"이라고 지난 6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