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치솟자 소비 패턴도 대체 품목을 찾는 쪽으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유지비가 싼 전기차와 연비 효율형 타이어가 반사이익을 누리는 가운데 태양광과 풍력도 대체 에너지원으로 급부상 중입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유가가 우리 경제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어떤 산업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기자>
바로 자동차 업계입니다.
서민의 발이었던 자동차는 고유가로 인해 발목을 잡는 신세가 됐습니다.
정부가 기름값을 잡겠다며 각종 안정 대책을 내고 있지만, 휘발유와 경유 가격 모두 연일 뛰어오르고 있습니다.
그러자 소비자들이 내연 기관차 대신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중동 내 군사적 긴장 고조로 유가가 널뛰던 지난 2월 국내 신규 전기차 등록 건수는 약 3만 6,000대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0% 넘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특히 월 특성상 영업일이 짧은 비수기인 2월에 처음으로 월간 3만 대를 돌파하며 최대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반면 휘발유, 경유, 하이브리드 차 등록 수는 각각 30%, 60%, 10% 전후로 줄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마찬가지로 지난 1, 2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400%, 140% 넘게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내연 기관차의 수요를 흡수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앵커>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기차 수요를 끌어올렸겠지만, 유가가 본격적으로 뛴 건 이달부턴데요.
앞으로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전기차 전환이 더 빠르게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전기차가 잘 팔린 건 중동 정세 불안으로만 비롯된 게 아니었습니다.
정부의 보조금 지침 조기 발표, 완성차 기업들의 신차 출시와 가격 인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였습니다.
기름값이 오르는 시점에 보조금은 올리고, 차 가격은 내리자 소비자들이 한발 먼저 움직여 전기차를 구매했습니다.
이달 들어 국제 유가가 50% 이상 폭등한 가운데 오늘(30일) 오전 휘발유와 경유 가격 모두 2,000원 대를 넘기면서 상황이 한층 심각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신차보다 빠르게 차량을 받을 수 있는 중고 전기차 판매에 불이 붙었습니다.
복수의 중고차 플랫폼들에 따르면 중고 전기차 문의와 판매 수는 각각 20%, 40% 넘게 늘었습니다.
기름값 1,900원 대 중반을 기준으로 전기차와 내연 기관차 간 연료비를 비교하면 전기차가 내연 기관차보다 1.5배 쌉니다.
<앵커>
그런데 차 한 대를 새로 뽑는 건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릴 텐데요.
또 다른 방안은 없을까요?
<기자>
차의 핵심 부품인 타이어가 고유가 부담을 일부 덜어줄 수 있습니다.
타이어를 통해 연비 효율을 향상시키면 기름을 덜 쓸 수 있어섭니다.
특히 주행 중 저항을 낮춰 주행 거리를 늘려주는 연비 효율형 타이어는 기존 제품보다 연비가 40% 가까이 높습니다.
타이어사들은 연비 효율형 타이어를 끼고 1년에 3만km를 달리면 유가 1,900원 대 중반 기준 연료비를 50만 원 넘게 아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택배와 화물 차량처럼 긴 거리를 달리는 차에 해당 타이어를 달면 더 많이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유가가 높으면 연비 효율형 타이어 교체 심리가 자극되는데, 기성품 대비 1.5배나 비싸 타이어사들의 실적을 견인합니다.
<앵커>
고유가가 지속될수록 원유를 대신할 신재생 에너지들도 주목을 받을 텐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고유가가 계속되면 사용 중인 에너지원 자체를 바꾸려는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특정 에너지에 의존하다 이번처럼 공급이 끊기면 에너지 위기를 넘어 산업 붕괴로 확대될 수 있어 다변화가 필수적입니다.
또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기면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쓰는 게 훨씬 경제적입니다.
국내 태양광 발전 단가는 kWh(킬로와트)당 100원 대를 오르내리지만,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다른 나라들은 60원 대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화석 연료 에너지는 국제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발전 단가가 kWh당 100원 대를 웃돌게 됩니다.
지역에 따라 태양광과 화석 연료 간 발전 단가 격차가 두 배 가까이 벌어질 수 있는 겁니다.
풍력은 200원 대로 아직 간극이 있지만 시장이 막 열리고 있는 만큼 대형화만 되면 발전 단가가 떨어집니다.
태양광과 풍력은 화석 연료와 달리 전력을 저장했다가 쓰는 에너지저장장치 즉, ESS를 도입하면 단가를 20% 더 감축할 수 있습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