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부터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시작되면서 중동 사태로 위축된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추종하는 지수에 포함돼 해외 자금 유입이 예상되는 만큼 금리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에 걸쳐 WGBI에 단계적으로 편입된다. 해당 지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관리하는 선진 채권지수로, 국채 발행 잔액과 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 때문에 편입 자체만으로도 이른바 선진 국채 시장으로 인정받는 의미가 있다.
WGBI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는 약 2조5천억∼3조달러로 추산되며, 한국의 편입 비중은 2.08%로 전체 국가 가운데 9번째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WGBI 편입으로 약 70조∼90조원 규모의 자금이 한국 국채 시장에 자동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올해 225조7천억원 규모의 국고채 발행 압력이 수급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물량을 일정 부분 흡수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하면 수요 증가에 따라 금리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대규모 달러 자금 유입은 외환시장에도 긍정적이다.
다만 자금 유입이 어느 정도 '선반영' 됐는지는 변수다. WGBI 실편입 전에 선제적으로 자금이 유입됐던 사례로 비춰볼 때 추종 자금이 상당 부분 선유입됐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그 가능성을 작게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중동 사태로 인플레이션 경계심이 커지고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WGBI 편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의구심도 나온다. 글로벌 금리 상승과 머니무브로 인해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의 운용자산(AUM)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이 경우 한국으로 유입되는 자금의 규모는 더 축소될 수 있는 것이다.
정부가 내주 WGBI 편입을 앞두고 채권시장 안정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정부는 5년 만에 추경을 통한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채 순상환을 추진하는 한편 5조원 규모의 국채 긴급 바이백을 실시한다.
아울러 WGBI 추종 자금 유입 기간인 4∼11월간 수시로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해 자금 유입 상황을 점검하고, 유입 촉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