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우리 국고채가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포함됩니다.
8개월 간 90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가운데,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는 원달러 환율의 방향 전환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마켓딥다이브에서 자세히 다뤄봅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세계국채지수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그렇게 많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세계국채지수(WGBI)는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FTSE 러셀이 산출해 발표하는 선진 채권지수입니다.
국채 발행 잔액과 신용등급, 시장 접근성과 같은 요건을 갖춰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수에 편입됐다는 건 드디어 우리 국채가 선진 국채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도 됩니다.
정확히는 지난 2022년 지수 편입 사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에 오른 이후 2024년 편입이 확정됐고요.
그로부터 1년 6개월 뒤인 다음 달부터 11월까지 8개월에 걸쳐 실제로 편입이 되는 겁니다.
지수 추종 자금만 최대 3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500조원에 달하고요.
이 가운데 국고채 편입 비중은 약 2%로 대략 600억 달러, 90조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 시장에 흘러들 것으로 추산됩니다.
글로벌 채권시장 핵심 벤치마크인 지수 특성상 각국 연기금이나 중앙은행 같은 장기 자금이 유입될 것이고, 이들이 국고채를 사들이기 위해서는 달러를 팔아 원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외환시장 수급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앵커>
연일 고공행진하며 1,500원 아래로 내려올 줄 모르는 원달러 환율의 흐름도 바뀔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시장에서는 세계국채지수 편입 이후 원달러 환율에 20원에서 30원 정도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당초 1년에 걸쳐 편입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단축되면서 90조원의 자금이 8개월 간 집중적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수에 편입된 중국의 사례를 보시면요. 총 36개월에 걸쳐 지수 반영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하루에 약 1억8천만 달러, 2,700억원 정도의 자금만이 들어오면서 생각보다 지수 편입 효과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정이 8개월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하루에 들어올 수 있는 자금만 3억7,500만 달러, 5,700억원 정도로, 중국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만큼 자금 유입 강도 또한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다음 달 정식 편입 전까지 약 10조원 내외의 자금이 선제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실제로 이란 사태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30년물과 10년물을 중심으로 우리 국채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정작 그래놓고 지수 편입 이후에는 안 들어오면 어떡합니까?
다른 나라의 경우 외국인 자금이 먼저 유입됐다가 막상 지수 편입 이후에는 그 강도가 완만해졌다고도 하고, 이런 상황에서 이란 사태까지 장기화되면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 아닌가요?
<기자>
물론 그럴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90조원이라는 숫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몇 가지 변수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하는데요.
먼저 환헤지 수요입니다.
앞서 외국인이 우리 국채에 투자하기 위해선 환전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채권 자금은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환헤치를 병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일 90조원에 달하는 자금 전체에 환헤지가 이뤄진다면 원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겠죠.
일부 증권사들은 이런 환헤지 수요를 전체 자금 가운데 50% 정도로 예상했습니다.
또 하나의 변수는 투자자의 국적입니다.
세계국채지수를 벤치마크로 둔 글로벌 자금 중 30%가 일본계 연금과 보험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일본계 자금 특성상 실제 투자까지 걸리는 시간이 긴 편이고, 무엇보다도 동아시아 3국은 정치적인 기류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과거 중국의 세계국채지수 편입 당시 일본계 자금이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정부와의 관계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결국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 유입 기대감은 있지만 원화 자산의 매력을 끌어 올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원달러 환율이 요동칠 만한 이벤트가 또 기다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년 4월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집중되는 달입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이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그들이 받을 배당금도 불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은 현재까지 12조원 규모로 파악되고요.
이 가운데 40% 가량이 4월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렇게 불어난 배당금을 달러로 환전해 가져가려는 수요가 당분간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