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옥중에서 '황제 수감' 생활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던 일명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닉네임 전세계)이 25일 한국으로 전격 송환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초 필리핀과의 정상회담에서 인도 요청을 한 지 약 3주 만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9여년간 송환 노력을 기울여왔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오늘 새벽 필리핀에 수감 중인 마약왕 '전세계'를 국내로 송환했다"며 "해외에 숨어있는 범죄자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과 필리핀 간 '범죄인 인도 조약'에 근거한 임시 인도 방식이다. 이 조약은 한국의 형사 절차 진행을 위해 범죄인을 필리핀 내 재판 또는 형 집행을 중단하고 임시 인도할 수 있도록 한다.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핵심 인물로, 2022년 10월 필리핀 당국에 검거돼 징역 60년 형을 받고 현지에 수감 중이었다.
그는 필리핀 옥중에서도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 유통하다 적발되는 등 범행을 이어갔다. 심지어 그는 수감 중에도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그의 신속한 송환을 추진하던 가운데 이 대통령이 지난 3일 필리핀 국빈 방문 당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임시 인도를 요청하면서 송환 조치에 속도가 붙었다.
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여러 차례의 외교·사법적인 노력에도 9년 넘게 난항을 겪어왔으나, 초국가범죄 근절을 위한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외교적인 노력이 더해져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압송 즉시 모든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공범과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히 단죄하겠다"며 "앞으로도 초국가 범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며 범죄자가 지구상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도록 국제 공조망을 더 촘촘히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박왕열의 신병을 넘겨받는 즉시 법무부와 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가 사법처리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별도 보도자료에서 박왕열이 몸담은 마약 유통 조직 실체를 규명하고, 취득한 범죄 수익도 철저히 추적·환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