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한국과 싱가포르 등 4개국이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작년 9월 중국이 개발도상국 특혜를 사실상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의문을 표하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WTO 개혁 보고서를 발표했다. 오는 26∼29일 카메룬 야운데에서 열리는 제14차 WTO 각료회의(MC-14)를 앞두고 WTO에 강도 높은 개혁을 압박하는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는 "WTO가 감독하는 국제무역에서의 현 글로벌 질서는 옹호될 수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며 특혜(SDT) 자격 요건에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나 상당한 수준의 개발을 이룬 국가가 개발도상국 지위를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3월 사이에 브라질과 싱가포르, 한국, 코스타리카 등 4개 WTO 회원국이 당시와 향후의 WTO 협상에서 SDT 조항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들은 여전히 스스로 선언한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2019년 10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압박 가운데 WTO 협상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지는 않되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했다.
보고서는 또 "언뜻 보기에 중국이 WTO 협상에서 SDT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2025년 9월 발표한 것은 미국의 개혁 제안에 대한 반응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의 약속에 의문이 제기된다"고도 밝혔다.
기존의 통지 의무를 준수하는 회원국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적격성 판정을 위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SDT의 목적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혜국대우(MFN)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재고하고 WTO의 근본 원칙인 상호주의와 MFN 간 연관성에 대해 솔직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보고서를 토대로 미국은 이번 각료회의에서 강도 높은 개혁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전세계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자 다자무역 체제 핵심인 WTO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번 각료회의 논의 결과가 향후 WTO의 역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