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주 국내 증시는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실적 개선 기대와 정부의 자본시장 개편 정책이 지수 하단을 받치면서 코스피는 5,500~6,100선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5,500~6,100선으로 제시했다. 상승 동력은 인공지능(AI) 관련 실적 기대감과 국내 정책 모멘텀이고, 하락 요인은 국제유가 급등과 지정학 리스크가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OSPI 선행 PER이 9.5배로 10년 평균(10.5배)을 밑돌 정도로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라며 디스카운트 해소가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에는 큰 경제지표 발표가 없어, 시장은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흐름에 더욱 민감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연준이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모두 상향 조정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일부 완화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준의 매파적 신호와 중동발 리스크가 겹치며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중동발 리스크가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 이어지며 유동성 여건이 이전보다 불안정해졌다”면서 “유가의 하향 안정화가 이 불안을 완화하는 전제가 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FOMC에서도 지정학적 충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핵심 이슈였다”면서 “연준 위원들이 유가 급등과 물류 병목 등 에너지 쇼크가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정점은 지난 4주간의 작전 기간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호르무즈 해협 등 에너지 공급망이 얼마나 빨리 복원되는지가 향후 변동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코스닥 2부제 예고와 3월 대형주 주총 시즌이 맞물리면서 코스피·코스닥 양극화가 더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나정환 연구원은 “정부가 발표한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으로 KOSDAQ을 프리미엄 세그먼트와 스탠더드 세그먼트로 나누는 2부제가 도입될 예정”이라며 “프리미엄 세그먼트 종목을 추종하는 ETF가 나오면 자금이 코스닥 대형 우량주에 집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해창 연구원은 “오는 23일 LG전자, 네이버, 24일 고려아연, 25일 SK하이닉스, 26일 현대차·SK 등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가 집중된다”며 “이번이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과 상법 개정 이후 처음 맞는 주총 시즌인 만큼, 한국 기업들이 ‘주주자본주의’로 가는 방향인지 글로벌 시장이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주요 기업이 지배구조 개선과 ROE(자기자본이익률) 향상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더욱 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