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이라도 특정인을 유추할 수 있는 수준의 비방이라면 모욕죄가 성립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법 형사8단독 이미나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같은 회사 직원 B씨를 '그녀·여자 과장' 등으로 표현하며 '악질 중의 악질'이라고 적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블로그 글만으로는 대상이 특정되지 않으며, 해당 표현은 개인 의견일 뿐 명예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블로그에 축적된 게시글을 종합하면 피해자를 충분히 특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부장판사는 "A씨가 그동안 블로그 직장생활 게시판에 B씨의 직급, 승진 여부, 휴직 여부, 업무 분야 등을 지속적으로 기재해 왔다"며 "피고인이 블로그를 홍보해 동료들이 방문·열람한 점을 고려하면 글을 읽는 순간 대상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악질 중의 악질'이라는 표현 역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경멸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