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은 오히려 특정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로 빠르게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반도체·로봇·전력인프라 등 AI(인공지능) 관련 테마 ETF가 대표적인 수혜처로 부상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S&P500이 1월 27일 이후 5% 조정받는 동안 코스피는 같은 기간 9% 올랐다”며 “한국·일본·대만 등은 여전히 연초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 구간”이라고 짚었다. 미국 증시가 10% 이상 빠질 때마다 글로벌 증시 전체가 약세장에 진입했던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아직은 ‘전면 약세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변동성 확대 속에서 눈에 띄는 건 ETF로의 쏠림이다. 2월 12일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코스닥·ETF를 합쳐 약 27조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28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이를 모두 받아냈다. 전체 현·선 현물 거래대금은 줄었지만, 코스피200·코스닥150을 추종하는 대표 지수 ETF 거래대금은 3월 들어 12주 평균을 웃도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테마별로는 대형·성장 성격이 강한 섹터 ETF에 매수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상현 연구원은 “방산·원자력·조선 등 3월 들어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았던 테마와 더불어, 최근 12주 기준 거래대금이 가장 높은 반도체·로봇·전력인프라 ETF에 개인 자금이 지속 유입될 것”이라며 “이들 테마는 AI 노출도가 높아 엔비디아 GTC, 마이크론 실적 발표 등 이벤트의 수혜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