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로 글로벌 해상 운임이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의 장금상선(Sinokor)이 초대형 유조선 운영 전략으로 전례 없는 수입을 거두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15일(현지시간) 장금상선 정태순 회장과 장남인 정가현 이사가 직접 주도해 수개월 간 막대한 양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사들여 시장 지배력을 키운 점을 짚으며, 이번 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전 세계 해운 시장을 뒤흔든 베팅으로 이 회사가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60여척의 VLCC가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는 데다 원유 부족 상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장금상선이 세계 원유 운반 시장을 장악하자, 이 같은 선제적 행보가 집중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장금상선은 이번 전쟁이 발발하기 몇 주 전 단일 해운사 선박으로는 가장 많은 6척의 빈 초대형 유조선을 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켜 정박시켰다.
이 결단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상황이 급변한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원유 수출이 막히자 중동 지역 저장 시설이 빠르게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글로벌 석유 기업들은 유조선을 일종의 '바다 위 창고'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장금상선은 페르시아만에 대기 중인 유조선을 원유 저장용으로 빌려주며 하루 50만 달러(약 7억 5,000만원)라는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선박을 임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의 약 10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블룸버그는 장금상선의 최근 행보가 빠르고 공격적으로 진행됐고 불과 몇 주 만에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대량 매입하고 용선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글로벌 해운업계에 미친 영향력이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이 평가한다고 전했다.
장금상선은 1989년 한국 동남아해운과 중국 시노트란스가 5 대 5 지분으로 합작해 세운 회사다. 중국 양쯔강(장강)을 뜻하는 장(長)과 한국의 금수강산을 의미하는 금(錦)을 합쳤다. 영문명도 중국(sino)과 한국(kor)을 섞어 시노코(sinokor)로 정했다.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 근무하다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중국 지분을 인수해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