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핵심 변수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 떠오른 가운데, 이란이 이미 이곳에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인 만큼, 기뢰가 대량으로 부설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존 힐리 영국 국방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영국군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보고들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부설 여부를 둘러싸고 정보기관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이란이 이미 약 10개의 기뢰를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유조선을 비롯한 상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군은 최근 이란의 기뢰 부설을 막기 위해 최근 예방 차원의 공세를 강화한 상태다. 미 중부사령부는 최근 30척 이상의 기뢰부설함을 공격해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폭이 가장 좁은 구간이 약 34㎞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상선 통행이 집중돼 기뢰 위험이 특히 크다. 물에 떠다니는 지뢰인 기뢰는 일단 한번 대량으로 바다에 떠다니기 시작하면 전투 행위가 완전히 종료되기 전에는 제거하기가 어렵다는 평가다.
군사력이 열세인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큰 피해를 보면서도 비대칭 전력인 드론과 미사일을 활용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원유 저장고, 정유 시설, 상선 등 민간 표적에 제한된 군사력을 집중시키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강력한 저지에도 기뢰가 부설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경제에 타격을 가해 간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이란이 강력한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이란의 기뢰 부설선을 대거 파괴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이란의 기뢰 부설 능력을 원천적으로 차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어선과 구분하기 어려운 소형 배와 잠수부 등 '비공식 민병대'를 활용해 기뢰를 설치한다면서 미군이 이를 식별해 제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