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15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서며 주주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시에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이 높아지는 삼성생명·삼성화재가 추가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도 재부각됐다.
11일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관련 “주주환원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조치”라며 “소각 공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9% 이상 급등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보유 자사주 가운데 보통주 7,335만9,314주, 우선주 1,360만3,461주 등 총 8,696만여 주를 올 상반기 중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전일 종가(보통주 18만7,900원, 우선주 13만4,500원)를 기준으로 소각 규모는 보통주 13조7,800억원, 우선주 1조8,300억원 등 총 15조6,000억원 수준이다. 전체 발행주식수 대비 소각 비율은 보통주 1.23%, 우선주 1.66%다. 임직원 보상을 위한 4,842만주 가량은 계속 보유한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슈도 다시 불러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는 현재 삼성전자 보통주를 합쳐 10%를 들고 있어,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이 자동 상승하면 금융-산업자본 분리 규제 상 10% 초과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에도 2018년과 2025년 자사주 소각 때 두 회사가 비례 매각에 나선 전례가 있다”며 “이번에도 삼성생명 약 1조1,700억원, 삼성화재 약 2,000억원 규모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두 회사의 삼성전자 취득 단가가 매우 낮아 매각 대금 대부분이 잠재 이익”이라며 “과실은 결국 주주환원 재원으로 쓰이겠지만, 구체적인 방식과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