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
오늘도 유가는 요동치고 있습니다. 먼저, 흐름부터 보시면 우리 시간으로 오전 2시 10분께 미 에너지부 장관이 X에 이런 게시글을 남기는데요. 핵심은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호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게시글 이후 유가는 낙폭을 한 차례 확대하게 되는데요. 다만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해당 게시글을 삭제됐습니다. 그리고 우리 시간으로 3시 17분을 기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는 설치하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공개되는데요. 더불어 캐롤라인 백악관 대변인이 라이트 장관의 X 게시글이 잘못된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시 낙폭을 줄였습니다.
현재 WTI는 8.4% 하락한 86달러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고요. 브렌트유는 91달러 초반에 움직임 보이고 있습니다.
라피단 에너지 그룹의 밥 맥낼리 회장은 “현재 시장은 이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며, 결국 해협 통행이 복구될 거란 쪽에 베팅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현재 시장에 낙관론이 많다”며 “대통령의 구두 개입으로 유가가 급락한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다만, “시장이 여전히 공급 중단 규모를 파악하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리포우 오일의 앤디 리포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유가를 진정시키고 시장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다”는 입장인데요. “이란이 대통령 발언에 어떻게 반응할 지, 그리고 향후 몇 시간 내에 석유 인프라를 공격할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달러)
중동 전쟁의 불길 속에서 지금 미 달러화는 ‘유가’라는 단 하나의 요인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일주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터져 나온 에너지 가격 폭등은 전 세계 물가와 성장 전망을 통째로 뒤흔들었죠. 미국에서는 국채 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달러는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실제로 전쟁 발발 전까지만 하더라도 97선 중반에서 움직이던 달러 인덱스는 지금 98선 후반까지 올라온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점, 그리고 국제 원유 거래가 달러로 이뤄진다는 점이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네이선 투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시장에서 통하는 거래는 몇 가지 뿐이라는 점을 시장이 빠르게 깨닫고 있다”는 코멘트를 남기는데요. “그게 바로 유가와 달러”라고 말합니다.
이 같은 분석은 옵션시장을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옵션 시장을 봐도, 이번 주 거래의 60%는 유로화보다 달러가 더 강해질 거라는 전망에 베팅이 걸렸다고 하고요. 전쟁 전에는 유로화가 강세일 것으로 보는 예상이 많았는데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JP모간 자산운용의 니컬러스 월은 “전쟁 이전에는 유가가 오르면 달러는 약세를 보이는 ‘음의 상관관계’가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다르다”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옆에 회색 부분으로 표시된 부분만 봐도 유가와 달러가 함께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죠.
그래서 이제는 달러를 그냥 달러가 아니라 ‘페트로 달러’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생겼다고 하는데요. 원유 가격이 달러로 표시되고, 글로벌 무역도 달러로 결제되며, 해외 부채 역시 상당 부분 달러로 발행돼 있기 때문에 유가가 급등하면 달러 수요에도 직접적인 충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기름값이 치솟으면 전 세계는 당장 기름값을 치르기 위해, 또 빌린 돈을 갚기 위해 평소보다 훨씬 많은 달러를 구매해야 하죠. 결국 유가 급등은 전 세계적인 ‘달러 사재기’를 불러오면서, 달러 몸값을 강제로 끌어올리는 충격파가 되고 있다는 해석인데요.
하지만, 중동 분쟁이 장기화 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휘발유 가격에 민감한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지면서 소비와 성장률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이는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찰스 슈왑의 채권 전략 책임자 캐시 존스는 “현재는 상대적 강세 흐름일 뿐, 달러를 완전히 ‘페르로달러’라고 보긴 어렵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은 소비를 위축시켜 미국 GDP 성장률을 낮출 가능성이 있어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시장은 아주 묘한 모순에 빠져있습니다. 보통 전쟁이 나면 안전한 ‘국채’로 돈이 몰려야 하는데, 지금은 국채마저 팔아치우고 달러에 몰리고 있는데요. ‘안전 자산으로 도피하려는 심리’와 ‘인플레이션 공포가 서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머니플로우였습니다.
김지윤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