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정세 불안에 유가가 급등하자 화물차 기사들이 한 달 기름값만 120만∼130만원씩 늘어난다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기름값이 올라도 운임은 그대로라는 것이다.
7일 트레일러 기사 백모(58)씨는 "일주일 전에 리터당 1천500원대였던 게 어제는 1천940원이 됐더라"라며 "월 매출이 1천500만원이면 기름값이 500만원 들어가는데, 이번 달에는 120만원이 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하루 12시간 이상 500㎞ 안팎 전국에서 화물차를 운행하느라 이틀에 한 번꼴로 평균 200리터의 경유를 넣는다.
그는 "차량 비용, 정비·수리비, 세금 같은 잡비를 빼면 순수익이 500만원 정도 남는데, 시급으로 보면 최저임금"이라며 "기름값이 120만원 더 나가면 소득이 300만원대로 내려앉는다. 4인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 현실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기름값이 올랐으니 운임을 더 주겠다'는 화주사는 단 한 군데도 없다. 현 제도에서 유가 상승분은 고스란히 기사 부담"이라고 하소연했다.
21톤 화물차를 운전하는 허모(32)씨도 "이틀에 한 번꼴로 320리터씩 경유를 넣는데 전에는 45만원씩 하던 게 이제는 56만원"이라며 "한 번 기름을 넣을 때마다 10만원씩 차이가 나니 한 달 주유비가 120만∼130만원 늘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천890.73원으로 1천900원 선에 육박한다. 지난달 넷째 주(1천594.1원) 대비 300원 가까이 급등했다.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 운송비, 농축산물, 외식 물가 등 체감 물가 전반을 연쇄적으로 밀어 올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화물 운송이 가장 먼저 비용 상승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생산·유통 전 분야의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