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국가들이 속속 중동 동맹국 지원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전쟁의 불길이 유럽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탈리아도 영국·프랑스·독일과 함께 걸프 지역 동맹국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지원은 국방 분야, 특히 방공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며 "수만 명의 이탈리아인이 거주하고 있고 약 2,000명의 이탈리아 군인이 배치된 만큼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각국은 외교적 대응을 넘어 자국민과 군사시설 보호를 이유로 중동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
앞서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3일 라팔 전투기가 중동 내 프랑스 군기지 상공 방어 임무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동에 거주하는 약 40만 명의 프랑스 국민 대피 준비가 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독일·영국은 지난 1일 이란이 중동 지역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벌인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방어적이고 비례적인 조치'를 경고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프랑스·스페인·네덜란드·이탈리아 등 4개국은 키프로스에 해군 전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며칠 내 키프로스에 해군 전력이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도 방공 임무를 맡을 프리깃함을 파견해 프랑스 항공모함 전단과 그리스 함정과 함께 작전을 수행할 계획이다.
유럽의 군사적 움직임은 최근 키프로스와 튀르키예 등 유럽 인접 지역까지 공격이 이어지며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키프로스의 아크로티리 공군기지로 드론 여러 대가 날아들어 항공기 격납고 일부가 파손됐고, 이에 영국과 프랑스는 동지중해에 군함을 추가 배치했다.
또 전날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공군이 튀르키예 영공으로 향하던 탄도미사일을 격추했다.
이 미사일이 미군이 주둔한 인지를리크 공군기지를 겨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 기지는 미군 전술핵무기가 배치된 시설로 알려져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 동맹국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분쟁을 국제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에 머지않아 집단 방위 의무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까지 발동되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