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금융 시장은 영국입니다. 세계 3대 거래소인 런던거래소는 전세계 선물·옵션 거래의 절반을 담당합니다. 발전된 금융기법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도 할 수 없는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 역시 이 곳에서 이뤄집니다. 고배율 투자만큼, 영국 시장은 투자의 위험성을 감수하기 위한 분석도 함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레버리지셰어즈(Leverage Shares)의 시장 분석을 한국경제TV에 옮겨 싣습니다.]
더 이상 칩 회사가 아니다: AI ‘풀 스택’ 공급사로 커졌다
엔비디아의 성장은 점점 더 엔터프라이즈와 기타 고객으로 분산되는 모습이 뚜렷해졌다. AI 구축이 소수 빅테크에만 매달린 이야기가 아니라, 더 넓게 번지고 있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컴퓨트 매출은 전년 대비 58% 증가했고, 네트워킹 매출은 263% 급증해 거의 110억 달러에 달했다. 엔비디아는 더 이상 “칩을 파는 회사”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AI 시스템, 네트워크 인프라, 그리고 촘촘히 통합된 플랫폼을 한꺼번에 출하하고 있다. 그 스케일은 전형적인 반도체 사이클이라기보다 산업 물류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마진이 말해주는 것: 블랙웰 전환기에도 가격결정력은 유지됐다
총이익률은 이번에도 투자자들이 가장 예민하게 보는 지점이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GAAP 기준 총이익률 75%를 기록했고, 블랙웰 아키텍처로의 거대한 전환 한가운데서도 가격결정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간 마진은 생산확대와 전환 비용을 흡수하며 2025회계연도 대비 내려갔지만, 분기 단위에서의 안정감은 “폭발적 물량 증가 속에서도 수익성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다시 세웠다.
또 하나의 변화는, 2027회계연도부터 주식보상비용을 non-GAAP 결과에 포함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스스로의 ‘조정 지표’ 기준을 더 엄격하게 만들면서도 매출 가이던스는 더 높게 제시했다는 것은, 성장의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AI CAPEX: “이미 늦었나?”가 아니라 “아직 초반인가?”가 핵심 질문
AI 지출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어떤 투자자들은 지금의 CAPEX 속도가 지속 가능하냐고 묻고, 다른 쪽은 AI 인프라 사이클이 아직 초기라고 본다.
2026년에도 하이퍼스케일러들은 AI 인프라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 상당 부분은 고급 GPU부터 네트워킹, 풀스택 시스템까지 엔비디아 생태계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시장의 질문은 하나로 수렴한다. 지금이 AI 구축의 초반이면 엔비디아의 성장 활주로는 여러 해 더 이어질 수 있고, 사이클이 중반 이후라면 성장률은 점진적으로 둔화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실적이 던진 인상은, 모멘텀이 꺾이기보다는 오히려 가속 쪽에 가깝다는 것이다.
게임·CPU: 코어가 아닌 듯 보이지만, 생태계를 더 넓힌다
데이터센터 밖에서 게임 매출은 37억 달러로 추정치에 약간 못 미쳤다. 다만 엔비디아가 노트북 CPU를 자체 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함께 나오며(인텔·AMD·퀄컴과 더 직접적인 경쟁), AI 슈퍼컴퓨팅 클러스터에서 소비자용 게이밍 노트북까지 생태계 지배력을 더 넓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데이터센터만큼의 수익성은 어렵겠지만, “플랫폼 장악”이라는 관점에서는 무시하기 어렵다.
주가: 박스권에서 ‘탈출’이 시작됐다
블록버스터 실적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이후 상승이 제한적이었고, 지난 2년의 폭발적 성과에 비해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그동안 주가는 169.55~194.49달러 범위에 갇혀 있었지만, 이번 가격 움직임은 단기 저항을 돌파했다. 이는 고무적인 신호이며, 사상 최고치 212.19달러 재시험이 시야에 들어온다. 더 긴 호흡에서는 245달러 부근도 가능 구간으로 제시된다.
결국 남는 질문: “또 놀랄 수 있는가”
지금 엔비디아에 대해 투자자들이 묻는 질문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수 있나”가 아니다. “계속 놀라게 할 수 있나”다. 엔비디아 실적은 고용지표나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버금가는 ‘거시 이벤트’가 됐고, 시가총액이 4조 달러를 넘어선 상태에서는 작은 퍼센트 변동도 지수와 글로벌 자금 흐름에 거대한 파장을 만든다.
이번 실적이 말해주는 건 간단하다. AI 인프라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고, 재고와 공급 상황은 단지 다음 몇 분기를 넘어서는 수요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젠슨 황 CEO는 지금을 “에이전틱 AI의 변곡점”으로 표현하며, 엔비디아를 단순 수혜자가 아니라 AI 인프라의 ‘뼈대’로 재정의했다.
마지막으로, 전문 투자자라면 엔비디아 주가의 강세·약세 국면에 맞춰 엔비디아 가격 흐름에 대한 레버리지 익스포저를 제공하는 ETP를 활용해 전술적으로 포지션을 운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