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투자협회가 회원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국거래소(KRX)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공식 의견 수렴에 나섰다. 증권업계는 물리적 준비 기간 부족에 따른 시스템 부하와 투자자 보호 문제를 제기하며 시행 일정 조정과 제도 보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회원사에 보낸 'KRX 거래시간 연장 추진 관련 증권업계 의견'을 통해 업계의 구체적인 고충과 건의 사항을 취합하기로 했다. 해당 자료에서는 충분한 준비 없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시장 운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 전사적 IT 개발 부담… "5월이후에나 준비 가능"
증권업계는 거래시간 연장을 위한 전사적 IT 개발 인력이 현재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호소했다. 현재 업계는 RIA계좌 도입, 환지 상품 개발, BDC상품 도입, 파생상품시장 제도 개편 등 다수 대형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수행 중이다.
특히 SOR(실시간 최선집행의무) 솔루션 개발이 4월중 예정돼 있고, 코스콤 파워베이스 전문 개발은 4월15일 이후에나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고려하면 3월 16일부터 6월 26일까지 진행되는 KRX 모의시장 운영 초기 단계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IT 예산 재배정과 본사 협의를 위한 추가 기간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실제 모의시장 참여가 가능한 5월이후를 기준으로 시행 일정을 재협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 "10분 여유시간 필요…프리마켓 종료시간 7시 50분으로"
가장 시급한 운영 리스크로는 미체결 주문 처리 문제가 꼽혔다. 현행안대로 KRX 프리마켓이 8시에 종료됨과 동시에 대체거래소(NXT)가 개장할 경우, 미체결 주문을 취소하고 증거금을 해지할 시간이 전혀 없다.
NXT 개장과 동시에 주문 취소 작업이 병행되면 시스템 부하가 급증해 체결 지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증권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KRX는 미체결 호가가 정규장으로 이전되지 않는 반면 NXT는 이전되는 구조적 차이가 있어 투자자 혼란과 대규모 민원 발생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는 이를 단순 운영 문제를 넘어선 구조적 리스크로 규정하고, 프리마켓 종료 시간을 7시50분으로 앞당겨 10분의 여유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중장기 로드맵 부재…"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 조성해야"
증권업계는 결제주기 단축과 24시간 거래 운영 등 주요 제도 변경이 단기간에 집중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추진 계획이 사전에 공유되지 않으면 체계적인 예산 확보와 인력 운영이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업계는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거래소 차원의 중장기 로드맵 제시를 요청했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자본시장 경쟁력 제고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시스템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속도전은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실질적인 준비 현황과 노무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향적인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