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가 엡스타인 스캔들에 연루된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를 왕위 계승 서열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왕자 칭호와 훈장 등을 박탈하고 왕실 거주지에서 쫓아낸 데 이어 왕실과의 연결고리를 끊으려는 추가 조치다.
가디언과 BBC 등 영국 언론들은 20일(현지시간) 정부가 앤드루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그의 왕위 계승권을 박탈하는 법안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앤드루는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하며 버지니아 주프레가 미성년일 때부터 여러 차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영국 경찰은 전날 앤드루를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 그가 거주했던 왕실의 공식 거주지 로열 로지도 이틀째 수색 중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앤드루의 경호를 담당했던 이들과도 접촉해 근무 기간 목격한 내용을 조사 중이다.
영국에서 왕족이 체포·구금된 것은 379년 만에 처음이며, 왕실 거주지가 수색 대상이 된 것 역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왕실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과 함께, 앤드루의 왕위 계승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그의 왕의 계승 서열은 8위로 실질적인 즉위 가능성은 낮지만, 군주제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원내 제3당인 자유민주당의 에드 데이비 대표는 "왕실로서는 그가 절대로 왕이 될 수 없도록 확실히 해두고 싶을 것이기에 의회가 적절한 시기에 이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당 소속 레이철 마스켈 의원은 "왕위 계승권은 물론 모든 작위를 박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