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강행해 온 핵심 정책 '상호 관세'가 20일(현지시간) 미 연방 대법원에서 최종 '위법' 판결을 받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 판결 뒤 백악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는 대안이 있다"며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 그는 "매우 실망했다"면서 "좋은 소식은 이 끔찍한 판결을 한 대법원 전체와 의회도 인정하고,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1977년 제정)에 따른 관세보다 강력한 수단, 방법, 법규, 권한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IEEPA 대신 사용할 관세 부과 수단으로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및 122조, 관세법 338조 등을 거론했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량을 제한하는 쿼터를 설정하는 것을 허용한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크고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 대응",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임박하고 중대한 평가절하 방지", "국제수지 불균형을 수정하기 위한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위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관세는 15%를 넘어서는 안 되며 의회가 연장하지 않는 한 150일 동안만 유지된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관세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는데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행동, 정책, 관행에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우리를 뜯어낸 다른 나라들이 황홀해하고 있다. 그들은 너무 행복해하며 거리에서 춤추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춤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와 국내 제조업 부흥을 명분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 관세 정책을 펼쳐 왔다.
대법원은 이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9명 가운데 '위법' 6명, '합법' 3명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IEEPA가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regulate)할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에 규제의 일종인 관세 부과가 정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엄청난 무역적자를 이유로 국가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10%의 기본관세에 더해 국가별로 차등세율로 매긴 상호관세는 법적 기반이 붕괴하며 무효화하게 됐다.
상호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관세 정책으로, 이번 대법원 결정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2년 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관세를 인하하는 조건으로 천문학적인 대미투자를 포함하는 새로운 무역 합의를 한 한국 등 일부 국가들의 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