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분 등이 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제재 대상에 놓였다. 경쟁 당국이 진행 중인 심사 내용을 사전에 공개한 건 이례적으로, 이들이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를 했다는 판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밀가루 담합 사건에 대해 심사관이 조사한 행위사실과 위법성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7개 밀가루 제조 및 판매사업자들에게 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기업은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씨제이제일제당 및 한탑 등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총 4개월 반)까지 밀가루 담합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밀가루 B2B 판매시장 88%를 차지하는 해당 기업들이 2019년 11월부터 6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담합을 벌였다는 결론을 냈다.
심사관은 이들 기업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1호(가격담합) 및 제3호(물량배분 담합)를 위반하는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봤다. 이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 사건 담합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매출액은 5조 8천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정위는 관련 법령에 따라 담합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매출액의 최대 20%(1조 1,600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앞으로 전원회의 과정에서 관련 매출액 범위를 따져보고, 가중·감경 사유를 확인한 뒤 구체적인 액수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업들은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8주 이내에 서면의견을 제출하거나 증거자료의 열람·복사 신청 등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밀가루 담합 사건이 민생물가와 직결되는 만큼 법령에 규정된 방어권 보장 절차가 종료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공정위의 이번 밀가루 담합 조사는 통상의 사건 처리에 걸리는 기간과 비교하면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담당 과장을 포함해서 5명이 별도 T/F를 만들어서 굉장히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사건을 진행했다"면서 "평균적으로 담합 사건이 300일 정도 되는 거에 비하면, 4개월이라는 건 굉장히 빠르다"고 말했다.